- 거래량도 열흘여 만에 반 토막

대표적 안전 자산인 금의 가치가 최근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 세계에 불어닥친 가상화폐 열풍이 금 수요를 낮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 금 한 돈(3.75g)의 가격(이하 종가 기준)은 전 거래일보다 787원(0.47%) 떨어진 16만4963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월 4일(16만4250원) 이후 1년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 11일(16만5413원)보다 더 내려간 것이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17만 원대에서 형성된 금값은 같은 달 21일(16만9913원)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금 거래량은 지난 1일 4만3313g에서 이날(13일) 2만3391g으로 거의 반 토막이 났다. 그만큼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해외도 마찬가지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내년 2월물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0.4% 내린 1242.6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7월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이달 들어 금값이 급락하는 것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 ‘광풍’과 무관치 않다. 금, 은 등 전통적 안전 자산에 기대 온 투자자들의 자금이 가상화폐 시장으로 옮겨가면서 금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CNBC는 비트코인이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 상장된 지난 10일(현지시간) “비트코인 선물 가격의 움직임이 금값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으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한국과 미국 통화당국의 금리인상 움직임도 금값 하락의 원인이 되고 있다. 대표적 무이자 자산인 금은 실질금리가 상승할 경우 투자 매력이 떨어져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