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중·저축은행 등 금융사들
- 연 최고 4.7%까지 올리는 등
- 예·적금 수신금리 인상 움직임
- 만기 6개월 이상 상품 골라야
- 금리상승 효과 누릴 수 있어

- 대출금리는 장기대출은 고정
- 3년 이하는 변동금리가 유리

한국은행이 6년 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에 들어서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을 고려해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지난달 30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올리자 은행들도 예·적금 금리를 올리며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 인상을 선(先)반영해 상승세가 주춤했지만 조만간 추가 인상될 것으로 보여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예금 갈아타기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인터넷은행, 저축은행 등 대부분 금융회사가 이번 주부터 예금과 적금 등 수신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회사의 대출금리보다 예금금리가 한은 기준금리에 더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수신금리부터 상승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은행은 1일부터 ‘우리웰리치100여행적금’의 금리를 최고 연 4.7%로 0.2%포인트 인상했고 정기예금인 ‘위비수퍼주거래예금’은 0.30%포인트 올려 최고 연 2.1%를 적용하고 있다. 예·적금 금리를 0.1∼0.3%포인트 올릴 예정인 KEB하나은행을 비롯해 나머지 시중은행도 이번 주 금리 인상을 준비 중이다.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도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0.15~2.0%포인트, 적금 금리를 0.2%포인트 상향조정했다. 오케이저축은행과 SBI저축은행은 지난 1일 중도해지 OK정기예금 금리를 연 1.8%에서 연 1.9%로, 연 2.4%에서 연 2.5%로 나란히 0.1%포인트씩 인상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는 예금 만기가 6개월에서 1년 이내인 상품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한다. 기준금리가 계속 오르면 예금금리도 상승하기 때문에 예금을 갈아타면서 금리 상승효과를 누리라는 것이다. 다만 만기가 너무 짧은 상품을 선택하면 예금금리 자체가 너무 낮을 수 있어 최소 6개월 이상인 상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고정?변동? 대출금리 기간 따라 유불리 달라

예금금리가 오르면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예금금리 인상은 조달비용을 반영해 산출되는 코픽스 금리를 올리고 이는 다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 뒤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는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 혼합형(5년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전주보다 최대 0.08%포인트 떨어졌다. 은행의 대출금리는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에 은행이 정한 가산금리를 더해 정해지는데 은행이 결정하는 가산금리는 변동이 없었지만, 기준금리가 되는 금융채 5년물의 평균 금리가 소폭 하락했기 때문이다. 시장금리는 금리 인상 기대감이 미리 반영돼 이미 상승한 상태에서 한은 이주열 총재가 “추가조정 여부를 신중히 판단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오는 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은행들의 예금금리 인상이 시장금리에 반영될 전망이어서 대출금리가 조만간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재테크전문가들은 금리 상승기에 대출을 받으려면 고정금리로 받는 것이 상식이지만 무조건 고정금리로 받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고 했다. 3년을 기준으로 3년 이상 장기대출의 경우 고정금리로 받고 3년 이하라면 변동금리가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기본적으로 변동금리 대출의 금리가 고정금리 대출보다 낮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올라가도 급격하게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3년 안에 갚을 수 있다면 변동금리가 더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3년 이하로 빌리더라도 고정금리 상품과 변동금리 상품의 금리 차가 0.5%포인트 이내라면 고정금리 대출이 더 낫다. 대출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 0.5%포인트 정도는 금방 역전될 수 있어서다.

기존에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사람 중 5년 이상 장기로 대출받았다면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것도 생각해 봐야 한다. 다만 중도상환수수료가 발생하거나 근저당 설정을 다시 해야 해 수수료가 나올 수 있으니 이를 고려해야 한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