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는 1164만여 채의 주택이 있다. 누가, 몇 채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을까.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주택소유 자료를 통해 지난해 기준 부산시 주택 소유의 특징을 살펴봤다.

우선, 주택 소유율이란 ‘일반가구 중 주택을 소유한 가구의 비율’을 의미한다. 부산시의 주택소유율은 58.3%로 전국 평균인 55.5%보다 2.8%p 높다. 2015년의 주택소유율인 58.9%에 비해 0.6% 하락한 수치다. 집값이 많이 올랐고, 아파트 분양물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주택소유율이 하락했다는 것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부산시 개인소유의 주택 비중이 2015년 90.5%에서 지난해 90.6%로 증가하였으며, 전국 수치이기는 하지만 2건 이상의 주택을 소유한 가구 비율이 2015년 18.8%에서 지난해 19.7%로 증가했다. 즉, 부산시에도 두 채 이상을 소유한 이들의 비중이 증가했다고 볼 수 있으며, 절대 주택 수는 증가했음에도 주택 소유율이 하락 한 것은 가구수의 증가 등에 따른 영향으로 이해된다.

중요한 것은 내 집이 있는 지역 내 가구보다 내 집 마련이 여전히 어려운 가구들의 내 집 소유가 최근 지역 내 주택가격의 상승 등으로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지역 내 주택의 지역 내 소유자 비중은 91.2%이며 이것은 100채의 부산 지역 주택을 부산 지역 거주자 91.2명이 소유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나머지 8.8%는 부산지역 이외 거주자 즉, 외지인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지인 소유 비율은 전국 평균 13.3%에 비해서는 낮은 수치이다. 부산시내 주택을 소유한 외지인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부산 인근의 양산시(8.8%), 김해시(8.5%), 창원시(7.4%)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 시민들이 다른 지역에 비해 왜 부산 시내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지는 확인하기 어려우나, 부산 지역 거주자들이 거꾸로 이들 지역(양산, 김해, 창원) 분양 아파트를 사서 주소지를 옮긴 상태에서 부산지역 내 주택을 아직 팔지 못했거나, 여전히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될 수도 있는 대목이라는 점이다.

이런 추론이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개별적으로 사실 여부를 확인하여야 하나,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이러한 정황이 현재 부산 주택시장에 나타나고 있는 매매시장의 가격 하락 징후와 분양시장의 이상과열 등의 상황을 감안할 때 이번 겨울 부산의 주택시장의 한파는 유난히 길 듯 싶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겸 주택·도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