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은 공들인 연구 사회에 환원
- 기업은 비용 덜들이고 제품 개발

부산 강서구의 조선해양기자재 업체 위더스이엠티㈜는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배기가스 정화장치 개발·제작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배기가스 정화장치는 선박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장치인데, 이 회사가 제작 중인 제품은 두 개의 몸체로 구성된 기존 제품과 달리 일체형이다. 선박 내 공간 확보에 유리하고 설치·유지 비용도 낮출 수 있다. 이 회사가 만드는 ‘신제품’에 적용되는 기술은 지난 4월 부경대로부터 넘겨받은 것이다.

위더스이엠티와 부경대의 기술 거래 뒤에는 한국산업단지공단 부산본부(이하 산단공 부산본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있었다. 산단공 부산본부는 지난 3월부터 지역 대학이 보유한 기술을 중소기업에 이전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고, 필요한 지원까지 하는 ‘맞춤형 원스톱 기술 이전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대학 연구소에서 우수한 기술이 산업현장에서 활용되지 못하고 사라지는 상황을 방지하고, 동시에 지역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윈윈 전략이기도 하다. 산단공 부산본부 측은 맞춤형 원스톱 기술이전 서비스를 통해 부산대 부경대 동아대 동의대 등 4개 대학이 보유한 기술 8건을 중소기업에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산단공 부산본부는 기술 이전에 들어가는 기술료 700만 원(건당),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 비용도 최대 2억 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부경대는 올해 조선해양기자재 업체인 위더스이엠티와 ㈜삼진야드에 기술 이전을 해주고 7000만 원의 기술료를 받았다. 이 중 산단공 부산본부가 1400만 원을 지원했다. 또 산단공 부산본부는 위더스이엠티와 삼진야드에 상용화를 위한 개발 비용을 각각 1억600만 원과 1억6400만 원을 지원했다.

부산대는 ‘태양전지를 이용한 친환경 광고 표지판’ 기술을 1000만 원에 강서구의 신광기계 공업사에 이전했다. 동의대도 원가절감과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유압식 액체 분사 장치 기술과 자동차 타이어 상태를 파악해 타이어 교체비용을 절감하고 사고를 예방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각각 지역 중소기업인 ㈜수, ㈜지피텍에 이전해주고 기술료 3000만 원을 받았다.

기술 이전에는 특허권을 함께 이전하는 방식과 기술만 이전하는 방식이 있는데 대학들은 모두 기술만 이전했다. 대학들은 기술이 사라지는 것을 막으면서, 상용화할 수 있어 만족감을 나타냈다. 부경대 관계자는 “기술을 사회로 환원할 수 있어 의미가 크다. 앞으로도 기술 개발이 상용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가 유지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을 이전받은 중소기업들도 해당 기술의 상용화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최수정 산단공 부산본부장은 “자금력과 연구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은 기술 거래를 통해 신사업을 창출하고 기존사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실현하는 것이 매우 유효한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