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앞 수익보다 장기 고객 모시려
- 다양한 서비스로 전략 변화 모색

국내 증권사들이 주식거래 수수료 평생 무료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고객 확보에 나섰다. 증권사들은 수수료 수익을 포기하는 대신 계열사 간 시너지 향상, 자산관리(WM) 서비스 강화 등 사업 다변화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BNK금융지주 자회사인 BNK투자증권은 다음 달 29일까지 부산은행의 모바일은행인 ‘썸뱅크’를 이용해 증권계좌를 새로 만든 고객을 대상으로 국내 온라인 주식거래 수수료를 평생 면제한다고 23일 밝혔다.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나아가 BNK금융지주 계열사 간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BNK투자증권은 개인당 주민등록번호 기준으로 최초 개설된 썸뱅크 증권계좌 한 개에 한해 HTS(홈트레이딩시스템)와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등 온라인 거래 수수료를 평생 받지 않기로 했다. 또 해당 고객의 신용공여 이자도 계좌 개설일로부터 1년간 무조건 3.5%로 인하한다.

다른 증권사도 주식거래 수수료 무료 행렬에 나섰다. KTB투자증권도 올해 말까지 모바일 앱을 통해 비대면 계좌를 개설한 신규 고객과 휴면 고객에게 온라인 주식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앞서 NH투자증권의 모바일증권 ‘나무’는 지난 8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신규 계좌를 개설한 고객을 대상으로 국내 주식거래 시 수수료를 평생 받지 않는 이벤트를 진행해 하루 평균 가입자 수가 1000명에 달했다.

증권업계는 자산관리 등 새로운 서비스 부문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국내 주식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 1위인 키움증권은 기존의 수수료를 받는 대신 고객의 수요를 즉각 반영한 사용자경험(UX)으로 고객을 모으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NH투자증권은 고객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자산관리’로 온라인 수익 모델을 바꾸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다수의 증권사가 주식거래 수수료 수익을 줄이는 대신 많은 고객을 유치해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추가적인 금융상품 가입을 유도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