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로비 앞에 ‘평창 롱패딩’을 구매하기 위한 고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권용휘 기자

화제의 제품인 ‘평창 롱패딩(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라이선스 구스롱다운점퍼)’을 사기 위한 대규모 대기 행렬이 부산에서도 시작됐다. 내일(24일) 오전 10시30분부터 롯데백화점 부산본점과 광복점에서 평창 롱패딩의 부산지역 판매가 재개되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백화점 앞 노숙도 불사하며 구매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오늘(23일) 오후 5시부터 부산 부산진구 서면의 롯데 부산본점에는 이 제품을 사기 위한 고객들의 대기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도 이 장사진에 동참했다.

이날 오후 7시께 서면의 롯데백화점 로비에는 200여 명의 고객이 각자 번호표를 들고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일부 시민들은 노숙을 결심한 듯 두껍게 옷을 껴입고 침구 장비와 노트북 등을 갖춘 채 단단히 채비를 하고 있었다.

오후 5시 40분께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도 구매 대기 행렬에 참가해 인파를 키웠다. 수능을 보고 바로 왔다는 한 고객은 “수능등급컷이 궁금하지만 패딩도 중요하다”며 “엄마에게 부탁하려다 1인 1구매 원칙이 있다는 말을 듣고 출동했다”고 설명했다.

취재 당시 지급된 번호표의 마지막 번호는 260번으로, 내일 실제 부산에 풀리는 물량은 300~400벌 정도다. 상황은 부산 중구의 광복점 매장도 마찬가지다. 이런 의류 구매 대란은 10여 년 전 롯데 측이 청바지 브랜드 게스와 합작으로 김아중 청바지를 판매한 이후 처음이다. 당시 제품은 국내 해외 청바지 판매 순위 3위였던 게스를 단숨에 1위로 만들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오후 5시부터 30명가량의 고객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며 “이 백화점이 생긴 이래 가장 많은 제품 구매 대기 인파가 몰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23일 오후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로비 앞에 ‘평창 롱패딩’을 구매하기 위한 고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권용휘 기자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백화점 측은 자칫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전체 2차 판매 물량이 신성통상 측으로부터 3만 장의 제고를 받은 뒤 팔고 남은 7000장 정도로 적은데다 이마저도 각 지역 단위로 나뉘면서 일부 고객간에 과열 현상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현재 부산본점에서는 관할 경찰서에 안전 지도를 요청했다. 또 판매 시간 동안 자체적으로 사무직 직원들을 각 매장으로 내려보내 매장 내 안전 관리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부산본점 측은 “1차 판매 때보다 현저히 적은 300~400벌 정도의 물량이 풀린다. 새벽녘부터 제품 구매를 위해 줄을 서는 등 구매 경쟁이 치열할 것 같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자체 간호사 등 의료진도 준비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한편 평창 롱패딩은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기념해 롯데백화점과 신성통상이 공동개발한 제품이다. 지난달 말부터 평창 온라인 스토어 홈페이지와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를 시작, 제품의 가성비가 입소문이 나면서 매장 앞 긴 구매 대기 줄이 생기고 품귀 현상이 발생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2일 평창 롱패딩의 판매를 소공동 본점을 제외한 일부 점포에서 재개했다. 판매가 예정된 제품 수량은 총 7000벌로 지난 22일 잠실점 에비뉴엘, 영등포점, 평촌점, 김포공항점에 이어 ▷24일 부산본점, 광복점, 대구점, 대전점, 창원점,울산점, 광주점 등지에서 판매가 시작된다. 또 24일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파주점, 동부산점, 롯데아울렛 수완점 등 아울렛 3곳과 30일 잠실점 에비뉴엘에서도 추가 판매가 진행된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