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가 ‘릴(lil)’ 정식 판매를 시작하면서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의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졌다.

2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한국필립모리스가 지난 4월 ‘아이코스’를 출시한 뒤 궐련형 전자담배 반출량은 5월 140만 갑, 6월 260만 갑, 7월 960만 갑으로 매달 눈에 띄게 늘었다.

(사진=연합뉴스)

BAT코리아가 ‘글로’를 내놓은 8월엔 반출량이 1740만 갑으로 껑충 뛴 데 이어 9월 2010만 갑, 10월 2070만 갑으로 급증했다. 4~10월 합계 반출량은 7190만 갑에 달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공격적인 판매 채널 확대에 따른 것이다. 궐련형 전자담배 열풍을 몰고 온 아이코스는 지난 5월 국내 출시 이후 CU,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이마트24 등 편의점 4사에서 판매되고 있다.

‘글로’를 선보인 BAT코리아도 전국 판매망 확대에 주력한다. 부산, 대구, 대전 지역의 GS25 편의점 1500개 매장에서 ‘글로’와 전용담배 ‘던힐 네오스틱’ 판매를 개시했다. BAT코리아는 11월 내 전국 주요 도시에 추가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후발주자로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 출격한 KT&G ‘릴’은 ‘아이코스’ ‘글로’ 등 경쟁사 제품들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출시됐다.

지난 14일 실시했던 릴 시범판매에서는 준비했던 물량이 완판되고 예약판매도 모두 소진됐다. 중고사이트에서는 시범판매 물량이 할인가인 6만8천 원보다 비싼 11만 원에 거래되기도 하는 등 인기를 나타냈다. 20일 정식 판매를 시작한 릴의 판매 지역이 서울에 한정돼 있지만 추후 지방까지 확대하면 점유율이 더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와 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BAT) 글로가 점유한 시장에 KT&G 릴이 가세하면서 시장 규모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더욱이 아이코스와 글로, 릴 모두 소비자 평가가 나쁘지 않다. 담배 연기가 나지 않아 일반 담배보다 거부감이 적고 덜 유해하다는 심리가 작용했다.

한편 지난 9일 국회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의 개별소비세를 일반 담배의 90% 수준으로 올리는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안건이 모두 국회를 통과하면 궐련형 전자담배에 붙는 세금은 현행 1739원에서 2986원으로 1247원 오른다. 업계에서는 궐련형 전자담배 스틱가격이 4300원에서 5000원대로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외에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할인판매를 막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정부의 규제를 따르겠다”면서도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을 고려해 규제를 적용하는 게 옳다”고 주장하고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KT&G 릴의 합세로 소비자들의 다양한 선택권을 주고 있는 가운데 복지부 규제와 맞물려 성장세가 주춤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영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