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사 26년 만에 내부 승진 임명
- 전자증권제도 도입·정착 맡아
- “증권시장 투명·안전성 높이고
- 다양한 금융 파생상품 창출”

부산에 본사를 둔 한국예탁결제원이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전자증권제도 시스템 개발을 맡을 전자증권 추진 조직을 기존 부서급에서 본부급으로 확대하고, 이 조직을 이끌 본부장에 여성을 승진 발탁했다. 예탁결제원이 여성을 고위직인 본부장급에 임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자증권제도는 실물증권을 발행하지 않고 전자등록 방법으로 증권의 발행·유통·권리행사 등 모든 증권 사무를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5곳 가운데 한국 독일 오스트리아를 제외한 32개국은 이미 전자증권제도를 도입했다. 예탁결제원은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전자증권제도 시스템 개발에 착수해 제도 시행 예정일인 2019년 9월까지 구축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김정미(52·사진) 전자증권추진본부장은 16일 본지 취재진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전자증권제도 시행은 국가 차원의 중대한 프로젝트다. 프로젝트의 중책을 맡아 영광스럽지만 마음의 부담도 크다. 우선 시스템 개발이 차질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자증권추진본부는 전자증권제도 도입 및 정착 시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전문조직이다. 전자증권추진본부 아래에 ‘전자증권개발지원단’과 ‘전자증권개발사업단’을 뒀다. 전자증권개발지원단은 전자증권제도 관련 기획, 분석·설계 및 시스템개발 지원, 제도 홍보 및 대외협력 업무를 담당한다. 전자증권개발사업단은 시스템 구축과 관련된 IT기획 및 인프라 구축, 전자증권 응용시스템 개발을 맡는다. 이에 맞춰 예탁결제원은 오는 2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전자증권제도 시행 및 도입 효과와 관련된 세미나를 개최한다. 김 본부장은 “이 제도가 시행되면 증권시장의 투명성과 안정성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가상화폐처럼 우리나라 금융시장 전반에 많은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한 비용 절감 효과뿐 아니라 다양한 금융 관련 파생상품과 부가 서비스가 창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천이 고향인 김 본부장은 1991년 예탁결제원에 입사한 이후 고객지원실장, 홍보부장, 증권등록부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예탁결제원 이병래 사장은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중요한 현안 과제인 전자증권 추진에 모든 역량을 투입하겠다”며 “조직 내 최초의 여성 본부장 발탁을 시작으로 ‘유리천장’ 깨기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