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트 누적 매출 10% 이상 하락
- 가격 5년 평균가 이하 추락 불구
- 북대서양 수입량 늘어 업계 울상
- 고품질 생산·유통 대책 절실

가을에 살이 많이 올라 맛있는 국내산 고등어(사진)가 제철을 맞았지만 좀처럼 팔리지 않아 대형선망업계가 한숨을 쉬고 있다. 어획량이 줄었지만 가격은 평년보다 하락했고 노르웨이산 수입량은 느는 ‘삼중고(三重苦)’를 겪고 있지만 해양수산부는 대책 마련에 손을 놓고 있다.

12일 A대형마트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누적 고등어 매출(간고등어 포함)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전국 16.4%, 부산 12.8% 감소했다. ‘국민생선’ 고등어를 찾는 고객이 줄면서 매출이 떨어진 것이다.

수산업계 관계자는 “1인 또는 맞벌이 가구가 늘면서 굽기 번거로운 수산물을 사지 않는 것 같다”며 “국산 고등어는 한일어업협정 지연과 기상 여건 악화로 어획량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선망업계는 국내산 고등어의 어획량이 줄었는데 가격은 하락하고 있어 골치를 앓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국내산 고등어 어획량은 5만7098ｔ으로 전년(8만8896ｔ)보다 36% 감소했다. 반면 지난 10일 국내산 고등어 1마리의 전국 평균 소비자 가격은 2861원으로 어획량이 많았던 최근 5년 평균가(2972원)보다 떨어졌다.

국내산 소비와 어획이 주춤한 상태지만 수입량(올 1월~10월)은 3만4604ｔ으로 전년(3만2273ｔ)보다 소폭 늘어났다. 특히 노르웨이의 북대서양 고등어 총허용어획량(TAC·23만4472ｔ)이 늘어났는데 그간 대부분 이를 소진한 것으로 볼 때 한국으로 수출량이 더 늘어나 국내산 고등어 가격을 더 떨어뜨릴 수 있다.

자유한국당 권석창 의원이 지난달 발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고등어 수입량은 4만4876ｔ으로, 이 가운데 노르웨이산 고등어 수입량은 3만9000ｔ으로 조사됐다.

북대서양 고등어는 노르웨이, EU 등이 공동으로 연간 총허용어획량을 설정하며 효율적으로 자원을 관리하고 있지만 한·중·일은 체계적인 자원 관리 대책이 없어 고등어 자원이 줄고 있다. 또 노르웨이 고등어가 균등한 크기와 높은 품질로 순살 고등어나 가정간편식 제품으로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지만 정부는 뚜렷한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 강효녕 연구원은 “고등어 자원이 줄고 있는 만큼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며 “국내 고등어시장을 노르웨이에 내 줄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가지고 정부와 업계가 선진 가공·포장·유통 체계를 구축해 고품질 고등어를 생산·유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수환 기자 leesoo@kookje.co.kr

◇ 국내 고등어  (단위:ｔ)   어획량 수입량 수출량 2017년 5만7098 3만4604 1만2193 2012~2016년 평균 8만1365 2만2564 3만　 66 ※자료 :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  　기간 :1월부터 10월 누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