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80개 대학 700여 명 참가
- 일본 34개사, 심층면접 후 채용

부산에서 열린 일본 기업 취업박람회에 전국 각지에서 청년 구직자들이 대거 몰렸다. 일본 기업 취업이 극심한 청년 취업난의 탈출구가 되고 있는 것이다.

12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일본 기업 취업박람회’에서 일본 현지 기업 관계자가 한국인 구직자를 상대로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 현지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 11일부터 이날까지 부산 최초로 열린 이번 박람회에는 일본 34개 기업이 참가했으며, 전국에서 700여 명에 달하는 구직자가 모였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12일 오전 11시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1층 로비. 부산시와 부산외대 등이 공동 주관한 ‘일본취업합동박람회’에서 지난 11일 그룹면접에 이어 이날 채용 심층 면접이 진행됐다. 일본 기업 관계자들은 정장 차림의 한국 젊은이들과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 IT(정보통신) 업종을 중심으로 한 일본 기업 34개가 참가했으며, 전국의 80개 대학 700여 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일본 취업을 결심하고 3개월 전부터 본격적인 준비에 나선 김명준(25) 씨는 이번 박람회를 일본 기업의 특성을 유심히 살피는 기회로 활용했다. 전북대 철학과에 재학 중인 김 씨는 “한국에서 일본 기업 박람회가 자주 있는 게 아니라서 먼 거리지만 부산을 찾았다. 일본 기업은 일본어만 능통하게 하면 특별한 자격증을 요구하지 않고 잠재 가능성을 보고 인재를 채용한다. 이번에 면접까지 보진 못 했지만 앞으로 일본어를 더 공부해 꼭 일본 기업에 취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극심한 취업난에 시달리는 한국과 정반대로 구인난을 겪고 있다. 지난달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올해 9월 실업률은 2.8%였다. 일할 의사만 있으면 누구나 일할 수 있는 ‘완전 고용’ 상태로 간주한다. 경기회복에 인구감소가 겹쳐 인력난이 가중되자 일본 기업들은 장기적인 인재확보를 위해 채용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직접 이번 박람회 참가 비용을 내고 인재 구하기에 나섰다.

일본 중견 IT기업인 ‘일본컴퓨터다이나믹스(NCD)’도 이번 박람회에서 8명 정도 채용을 계획했다. 현재 NCD 내 한국인은 5명으로 내년 4월이면 한국인은 35명으로 늘어나 전체 직원의 3~6% 정도를 차지하게 된다. 시모조 오사무 NCD 대표는 “한국 젊은이들은 적극적이고 도전적이라 변화가 필요한 일본에 적합한 인재가 많다. IT 자격증이나 능력보다 그 사람의 잠재 가능성을 보고 뽑는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일본 취업 지원을 돕고 있는 부산외대 정기영(일본어학과) 교수는 “일본 기업에서 면접을 볼 때는 틀에 박힌 정답만을 말해서는 곤란하다. 자격증이 없다고 하더라도 잠재 능력을 많이 보는 일본 기업 특성상 본인의 순수함과 성실함을 어필하는 게 더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