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 “비용보전 어렵다” 난색
- 건물 높이도 시와 의견 엇갈려

부산지역 행복주택 중 유일하게 원도심에 시행되는 ‘아미4 행복주택’ 건립사업이 국유지 무상양여를 둘러싸고 관련 기관들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1년 넘게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이곳은 노후주택이 밀집한 주거환경개선사업구역에 포함돼 사업이 장기화될 경우 일대의 슬럼화가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2일 부산도시공사에 따르면 아미4 행복주택이 들어설 곳은 부산 서구 아미동 237의 1 일원으로 도시공사는 이곳에 지상 13~20층 7개동 797세대(전용면적 29~44㎡) 규모의 행복주택을 건립할 계획이다. 이곳은 2014년 부산시의회 사업참여 의결을 거쳐 행복주택 추진지구로 확정되면서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부지 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국유지의 무상양여를 놓고 기획재정부와 부산시가 장기간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아미4 행복주택 전체부지 약 2만1700㎡ 중 국유지는 72%인 약 1만6000㎡로, 부산시는 지구 확정 당시부터 기재부와 무상양여 논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전체 양여는 어렵다는 기재부의 의견에 따라 이 중 30%만 양여 받기로 하면서 시는 지난해 8월 기존의 사업시행 인가를 취소했다. 아미4행복주택 사업은 양여 문제가 해결되면서 사업이 재개될 것으로 보였으나 또 다른 암초를 만났다. 올해 들어 기재부가 입장을 바꾸면서 국유지 무상양여 자체가 어려워진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에는 추가 분담금을 둘러싸고 부산시와 부산도시공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무상양여가 무산된 토지는 약 4800㎡로 이를 매입하기 위해서는 18억 원(3년 전 감정가 기준)이 필요한 상황이다.

도시공사는 당초 국유지 전체를 무상으로 양여 받는다고 보고 사업에 참여했으나, 국유지의 70%를 매입해야 하는 데다 나머지 30%까지 모두 공사에서 부담하면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부산시 역시 대책을 강구하고 있으나 당장 비용 보전 여부를 확정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와 도시공사는 건물 높이를 둘러싸고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실제 착공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시 관계자는 “행복주택 건립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지만 현재 예산반영 단계는 아니어서 향후 관련 부서 협의를 거치면서 구체적으로 논의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사업 추진과는 별도로 무상양여를 거부한 기재부를 상대로 향후 소송도 검토하고 있다”면서 “건물 높이 등에 대해서는 시와 계속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