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과원 ‘1월로 통일’ 권고에도
- 해수부 “조율 쉽지 않다” 방관

‘겨울 진미’ 대구의 금어기가 같은 해역을 공유하는 부산과 울산이 각기 달라 지역 어민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이 조사를 통해 금어기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놨지만 해양수산부는 이를 무시했다.

대구

현행 수산자원관리법 시행령상 대구 포획금지 기간인 금어기는 3월 한 달간이며, 부산 경남지역은 예외로 1월 한 달간으로 규정하고 있다. 같은 해역인 울산은 빠져 있다.

해수부에 따르면 원래 부산 경남 울산은 대구 산란장과 가까워 1월 한 달간이 금어기였다. 하지만 2015년께부터 울산 어민들이 “대구 잡는 방식이 부산 경남과 다르니 1월 금어기에서 제외해달라”며 지역 정치권의 힘을 빌려 해수부를 압박했다.

이에 해수부는 대구가 부화 이후 북상할 때 치어를 잡을 우려가 있다며 울산의 금어기를 3월로 하는 수산자원관리법 시행령을 지난해 5월 개정, 시행했다.

이로 인해 지난 1월 부산과 울산 어민 간 갈등이 폭발했다. 기장군의 한 어촌계장은 “대구가 제철인 1월에 부산 어민은 못 잡지만 울산을 비롯한 포항 등 경북지역 어선들이 기장 앞바다로 내려와 대구를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갈등의 골이 깊어지자 수과원은 지난 2월 “부산 울산 포항 앞바다에서 잡히는 대구의 산란 시기가 모두 같은 동일 계군이어서 전국의 금어기를 1월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해수부는 지난 8월 시행령 개정안의 재입법 예고를 했으나 정작 이러한 내용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해수부 관계자는 “부산과 울산 어민 간의 의견이 달라 조율하기 쉽지 않다. 내년 1월 부산시와 울산시가 지도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시행령 강행 방침을 밝혔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대구의 포획 금지 체장이 이미 30㎝로 정해져 있는데 치어 포획을 막기 위해 울산의 금어기를 3월로 한다는 해수부의 논리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갈치 금어기 당시 부산과 제주 어민의 갈등을 촉발한 것과 같은 우를 범하고 있다”고 해수부를 비판했다.

대구 어획량은 2014년 1만3402ｔ에서 2015년 7820ｔ, 2016년 4994ｔ으로 줄어들고 있어 자원 관리가 시급한 어종으로 꼽힌다.

이수환 기자 leeso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