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도·해운 등 물류관계자 참가
- 중국 생산물자 러시아 항만 이용
- 훈춘~자루비노~부산 등 논의

부산항을 중심으로 한국·중국·러시아를 잇는 ‘신(新)북방 경제권’이 형성된다. 중국 길림성과 흑룡강성의 물자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항과 연결되고, 부산항이 이들 물자를 소화하는 형태로 진행될 전망이다.

18일 부산 해운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제1차 한·중·러 북방경제 도시협의회’ 도중 서병수 부산시장과 러시아 자루비노항 및 블라디보스토그 상업항 관계자, 중국 길림성 및 흑룡강성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산경제진흥원 제공

부산시는 18일 해운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제1차 한·중·러 북방경제 도시협의회’를 열었다고 이날 밝혔다. 협의회는 부산경제진흥원, 부산항만공사,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등이 참여했으며 러시아는 자루비노항과 블라디보스토그 상업항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중국은 길림 동북아 철도그룹과 동북아 해사로 국제해운 등 물류 관계자들이 대거 참가했다. 이번에 추진하는 ‘신북방 경제권’은 중국 하얼빈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항과 부산을 잇는 방안과 중국 훈춘에서 러시아 자루비노항을 거쳐 부산항을 잇는 방안에 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에 따라 부산항을 중심으로 한 항만 물류가 활성화할 전망이다. 중국은 동북 내륙에 위치한 길림성과 흑룡강성이 항만을 가지고 있지 않아 다롄항까지 1000㎞에 육박하는 거리를 기차나 도로를 통해 이동해야 한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차항출해(借港出海:항구를 빌려 바다로 진출) 전략’으로 북한 나선항 또는 러시아 연해주의 자루비노항 등 외국 항만을 이용하기를 원했다. 이번 협의회 구성에 따라 중국이 러시아의 항만을 이용해 부산항과의 물류 루트를 만든다면 다롄항에 비해 물류 비용을 40% 가까이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러시아 입장에서도 부산항과의 거래를 반기고 있다. 한국과 거래 물꼬를 트면서 극동 러시아 지역에 대한 투자와 물동량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부산이 강점을 지닌 선박수리와 선용품 거래 활성화 등의 효과도 거둘 수 있게 된다.

크루즈 관광산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부산항과 블라디보스토크·자루비노 항이 연결되면 페리 여객선과 화물선이 정기적으로 운항할 수 있을 전망이다. 따라서 다롄 항을 통해 서남쪽으로 이동하던 중국 동북 3성 가운데 랴오닝성을 제외한 흑룡강성과 길림성의 관광객이 부산항으로 집중될 것이라고 시는 분석하고 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중국과 러시아와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 끝에 새로운 경제권을 만들게 됐다”며 “한·중·러 3개 국가 모두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북방 경제권의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