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아 의원 “관트리피케이션”

코레일유통이 운영하는 부산역 삼진어묵 매장의 임대료가 연 37억 원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이 과도한 임대료를 수취해 입점 업체를 내쫓는 ‘관트리피케이션’의 전형이란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이 18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부산역 2층 매장 약 76㎡(23평)에 입점했던 삼진어묵은 지난해 코레일유통에 임대료로 37억8628만 원을 냈다. 같은 기간 삼진어묵은 151억4532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10억2847만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삼진어묵이 151억 원을 버는 ‘재주를 부리’고도 6.7%에 불과한 이익을 남긴 반면, 코레일유통은 자릿세로 전체 매출의 25%를 챙긴 것이다.

이 같은 임대료는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가 발표한 ‘2016 글로벌 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뉴욕 5번가(맨해튼)의 임대료는 1㎡당 월 309만 원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서울 명동의 1㎡당 월 임대료는 93만 원으로 세계 8위였다. 부산역 2층 매장의 월 임대료는 1㎡당 415만7000원으로 뉴욕의 1.6배, 명동의 5.5배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코레일유통이 고정 임대료가 아닌, 매출액에 따라 매장 수수료를 받는 ‘수수료 매장’ 형태로 임대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높은 임대료로 인해 기존 입점 업체가 재계약을 하지 못하고 퇴출당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삼진어묵이 있던 자리에는 지금은 다른 업체가 들어가 있다. 코레일유통은 지난해 말 재계약 입찰 과정에서 월 12억8000만 원의 목표 매출과 25%의 수수료율을 제시했다. 또 목표 매출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최소 월 2억8800만 원의 임대료를 낼 것을 요구했다. 적자를 예상한 삼진어묵은 입찰을 포기했다. 김 의원은 “공공 영역이 오히려 민간 업자를 내쫓는 관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