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공적 자금이 투입된 대우조선해양이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대학별 서열표를 만들어 서류전형 평가 기준으로 활용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우조선해양. 연합뉴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해영(부산 연제구) 의원이 KDB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아 13일 공개한 ‘대우조선해양 대졸 신입 채용 절차’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2011~2015년 출신 대학을 1~5군으로 분류해 일정 비율에 따라 신입사원 서류전형을 실시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조선 경기가 악화된 지난해부터 신입사원 공채를 하지 않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학군 분류 기준을 보면 수도권 ‘최상위권’ 대학교는 1군, 지방국립대 및 수도권 ‘상위권’ 대학은 2군, 수도권 및 지방 ‘중위권’ 대학 등은 3군, 지역별 ‘중위권’ 대학은 4군, 기타 대학교는 5군으로 구분됐다. 대우조선해양은 ‘최상위권’ ‘중위권’ 등의 기준을 공개하지 않았다.

대우조선해양은 이 기준에 따라 생산관리 분야는 1군에서 5%, 2군 30%, 3군 20%, 4군 40%, 5군에서 3%를 뽑았다. 사무(재무·회계) 분야는 1군 35%, 2군 30%, 3군 20%, 4군 5%를 선발하고 해외대학 출신은 10%를 통과시키도록 할당했다. 그 결과 부산 울산 경남의 상당수 대학 출신자는 사무 분야 채용에서는 서류전형도 통과할 수 없었던 셈이다. 이와 달리 2군으로 분류됐을 가능성이 큰 부울경의 일부 대학 출신자는 사무직 채용 때 상당한 혜택을 누렸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정책금융기관인 KDB산업은행이 지분의 70%가량을 보유한 사실상의 공기업으로, 공적 자금 7조1000억 원이 투입됐다. 인재채용 시 실력과 사람을 중심으로 판단하지 않고 출신 대학을 기준으로 평가한 것은 명백한 차별 행위라는 지적이다. 김해영 의원은 “학벌로 사람을 재단하는 낡은 채용 시스템에서 소외된 청년들이 자조하고 슬퍼한다. 대우조선해양은 사회적 변화에 맞는 채용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해양은 2015년에는 신입사원 최종 관문인 면접에서 블라인드 채용을 했고 출신대학별 분류는 지역 인재의 등용 폭을 넓히려는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조선 경기가 호황일 때 서울대 등 일부 대학 출신 지원자가 많아 지역 인재 채용을 늘리려는 방침을 정했다. 거제 사업장에는 부산대 등 지역 인재가 4000명 가운데 1000명이 된다”고 해명했다.


※대우조선해양의 학군 분류 기준표

1군 경인지역 최상위권 대학교

2군 지방국립대학교 및 경인지역 상위 대학교

3군 경인지역 및 지방 중위권 대학교, 상위권 대학교 지역 캠퍼스

4군 지역별 중위권 대학교

5군 기타 대학교 <자료=김해영 의원실>

정옥재 민건태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