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업체의 중국 판매 부진과 노조 파업 등으로 자동차 업종의 경기전망이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17년 9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 업종의 10월 업황 전망 BSI는 전월(72) 대비 13포인트나 급락한 59를 기록했다. 이는 2009년 7월(56) 이후 최저치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따른 현대·기아자동차의 현지 판매량 급감과 미국에서의 경쟁력 약화, 통상임금 소송 패소(기아차) 등 국내 자동차 업계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들어 자동차 업종의 업황 BSI가 뚜렷한 하락세를 보여 다음 달에도 체감경기가 더 냉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업종별 9월 BSI는 전자(107)와 화학(102)을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기준치(100)를 넘지 못했다. 호황을 누리는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을 빼고는 한국 경제 전반이 침체돼 있다는 의미다. 전자 업종은 8월보다 8포인트 상승한 107을 기록하며 2010년 7월(111)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이날 발표한 ‘매출액 기준 국내 600대 기업의 BSI’ 조사 결과를 봐도 10월 전망치는 전월(94.4) 대비 2.1포인트 내려간 92.3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기업 BSI는 지난해 6월(94.8) 이후 17개월 연속 기준치를 하회했다. 박지현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