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주물량 많고 이동 수요 줄어

본격적인 가을 이사 철에 접어들었음에도 부산지역 아파트 전세가격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흐름은 갭투자를 한 투자자에게는 악재지만 세입자에게는 부담을 덜어내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감정원 주간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9월 둘째 주(11일 기준) 부산지역 전세가격은 -0.01%로 하락 반전했다. 구·군별로 보면 상황은 엇갈리고 있다. 기장군 해운대구 북구 등 8개 구·군은 하락했으며, 동구 사상구 중구 등은 보합세를 보였다. 특히 기장군은 지난달부터 매주 -0.03~-0.05% 떨어지고 있다. 이에 반해 강서구는 한 주에만 0.08% 올라 16개 구·군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동래구(0.03%) 역시 지난 7월 이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이에 반해 서울은 전세가격 상승률이 오히려 가팔라지고 있다. 9월 둘째 주 서울지역 아파트 전세가격은 0.04% 상승, 7월 마지막 주(31일 기준) 이후 최고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처럼 부산과 서울의 시장이 반대로 움직이는 것은 입주물량의 차이 때문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부산지역 아파트 입주물량은 2만 세대에 육박하고 내년엔 2만1500세대, 2019년엔 약 2만4500세대로 갈수록 늘어난다. 그러나 한 해 5만 세대가 적정수준으로 꼽히는 서울의 경우 지난해 2만5800세대가 입주한 데 이어 올해도 2만6700세대에 그치면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여기에 더해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식으면서 전세 이동 수요 자체가 감소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향후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 갱신 청구권이 도입되면 전세시장은 더욱 안정세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지역별로 분위기가 다른 것은 입주물량이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라며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분위기가 퍼지자 전세 가격 하락과 임차인 구하기가 어려울 것을 우려한 집주인들이 재계약을 선호하면서 전세 수요가 줄어든 것이 입주물량 증가와 맞물린 상황이라 전세가격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