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만위원 정원 9명 이상 늘리며
- 경남 몫 늘어 2명 부산과 동수돼

부산항의 운영과 개발을 담당하는 부산항만공사(BPA)에 작용하는 경남도의 영향력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반면 부산시의 영향력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항만공사 전경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지난 14일 ‘BPA 항만위원회’를 구성하는 항만위원에 대한 경남도의 추천 몫을 부산시와 동수로 하는 항만공사법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15일 밝혔다. 항만위원회는 항만공사의 최고 의결기관이다. 항만공사 사장이 항만위원으로 참여하지 않아 사기업의 이사회보다 의결권이 강하다. 부산지역 단체들은 2000년대 초반 항만과 도시의 상생에 필요하다며 수년간 요구 끝에 부산시의 BPA 항만위원 추천권을 정부로부터 따냈다.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해양수산부는 시행령을 고쳐 BPA 항만위원의 정원(현재 7명)을 9명 이상(홀수)으로 늘릴 방침이다. 경남 몫을 2명으로 하면 정부 몫(4명)과 지자체 몫(4명)이 같아져 정부와 지자체들이 대립하면 의결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또 앞으로는 BPA에 미치는 부산시의 영향력은 작아진다. 부산시는 기존 항만위원 7명 가운데 2명(28.5%)을 추천했는데 앞으로는 9명 가운데 2명(22.2%)을 추천하는 데 그치게 된다.

반면 경남도는 추천 몫 1명(7명 기준, 14.2%)에서 2명(9명 기준, 22.2%)으로 영향력이 커진다. 경남 창원시 진해구 출신의 김성찬(자유한국당) 의원이 진해구에도 부산항 신항이 일부 건설·운영되고 있으므로 경남도의 추천 몫을 늘려야 한다며 이 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부산시는 BPA는 부산항 신항뿐만 아니라 부산시 권역인 부산항 북항·감천항 운영, 크루즈 터미널 및 여객터미널 개발, 북항재개발을 시행하고 있으므로 부산시 권역의 항만행정에 경남도가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고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번 과정에서 시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이 법안을 반대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