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으로 영업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롯데마트가 결국 현지 매장의 매각을 추진한다. 그간 신동빈 그룹 회장을 포함한 롯데 수뇌부는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제기된 ‘중국 철수설’에 선을 그으며 사업 추진 의지를 강조해 왔다. 하지만 ‘사드 보복’ 사태와 관련해 뾰족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데다 매출 급감 사태도 6개월 넘게 지속돼 불가피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14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중국 내 자사 매장을 처분하기 위한 매각 주관사를 최근 선정하고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국내 롯데마트 관계자는 “주관사 이름과 매각 점포 수 등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으나 과거(중국 철수설 부인)와 상황이 바뀐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주관사 선정이 이미 완료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롯데가 사실상 ‘중국 내 마트 사업 철수’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중국에 있는 모든 매장의 매각도 현재 검토 중인 여러 시나리오 중 하나”라며 전면 매각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다만 롯데는 케미칼 등 다른 중국 사업의 철수는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 롯데마트 매장은 마트 99개와 슈퍼 13개 등 총 112개다. 이 중 87곳이 지난 3월부터 본격화된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문을 닫았다. 나머지 25개 매장도 중국인들의 불매운동 등으로 사실상 휴점 상태나 다름없다. 이 때문에 올해 2분기 중국 롯데마트의 매출액은 지난해 2분기(2840억 원)의 10분의 1도 안 되는 210억 원을 기록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롯데마트의 연간 매출 감소액은 1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