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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온 미래…4차 산업혁명 시대 <2> ICT 통한 유통·물류 혁명

로봇·VR(가상현실) 결합한 쇼핑… 새 유통시스템 구축 바람

  • 국제신문
  •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  |  입력 : 2017-09-13 19:48:47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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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화점 쇼핑도우미 로봇
- 고객 기분까지 맞춰 상품 추천
- 인터넷 쇼핑몰 VR스토어 운영
- 소비 트렌드 맞춰 경쟁력 강화

- 부산 해운·물류산업 선진화
- RFID·드론 활용 땐 획기적 변화
- 정부 규제로 실생활 적용 난관

시대적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은 4차 산업혁명은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 속도 만큼 현재 활용 중이거나 앞으로 적용될 분야가 무궁무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런 흐름은 원칙적으로 특정 지역이나 영역에 한정되지 않고 경제·사회 전반에 깊숙이 파고들어 ‘대변혁’을 일으킬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4차 산업혁명의 기술 적용 분야는 실생활과 산업 등 크게 2개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ICT 발전에 따른 생활의 편리함 정도만 떠올릴 수 있으나, 이들 분야는 모두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지역경제 활성화, 삶의 질 제고 등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부산이 제반 여건을 정비해 선도적인 준비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본지는 창간 70주년 기획시리즈 ‘눈 앞에 온 미래, 4차 산업혁명 시대’ 두 번째 순서로 유통·소비재·물류 분야에서의 기업별 준비 상황과 각종 규제, 해외 사례를 통한 부산의 과제 등을 알아봤다.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지하 1층 입구에서 로봇 쇼핑도우미 ‘엘봇’이 고객들에게 손동작을 하며 인사를 하고 있다.
■유통 마케팅에 최첨단 ICT 도입

“오늘 저는 컨디션이 아주 좋아요. 지금 고객님의 기분이 어떤지 궁금해요. 화면을 터치해서 대답해 주세요.”

지난 7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지하 1층. 고객들이 드나드는 입구에서 ARS(자동응답시스템) 음성과 유사한 기계음이 흘러나왔다. 국내 백화점 업계 최초로 지난 4월 도입된 로봇 쇼핑도우미 ‘엘봇’(el Bot)이 두 팔을 벌려 고객을 맞는 소리였다. 모니터에 있는 아이콘 중 ‘심심해’를 터치하자 엘봇이 바로 옆에 있는 ‘3D(3차원) 가상 피팅(fitting)기’로 기자를 안내했다. 이 피팅기 앞에 서면 디지털 거울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가상의 옷을 입어볼 수 있다. ‘배고파’를 터치하자 4500원짜리 슈크림 케익을 추천했다.

유통업계의 ICT 도입은 온라인에서도 두드러진다. 현대백화점의 인터넷 쇼핑몰 ‘더현대닷컴’은 백화점 매장을 고객이 가상현실(VR)로 볼 수 있도록 한 ‘VR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더현대닷컴 홈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해 ‘VR스토어’ 사이트를 클릭한 뒤 모바일에 VR 기기를 연결하면 현대백화점 매장 전경을 3차원으로 볼 수 있다. VR 기기가 없어도 PC 등을 통해 이용 가능하다. 사진과 텍스트를 중심으로 상품 정보만 제공했던 종전 온라인 쇼핑몰과는 차원이 다른 서비스다.

신세계백화점은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일대일 맞춤형 쇼핑정보 앱을, 홈 인테리어 기업인 한샘은 VR 기기를 통한 가구 설계 체험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이달 말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9월 28일~10월 31일)에 맞춰 ‘VR 쇼핑몰’을 개장한다. 부산 자갈치 시장과 서울 홍대입구, 인사동 등 전국 유명 상권을 VR 환경 속에서 구경하고 체험할 수 있다.

■새 유통 시스템→경쟁력 강화

   
가상현실(VR) 기기로 구현한 현대백화점 내 한 매장 모습. 현대백화점 제공
유통업계가 로봇과 VR 등을 마케팅에 적용한 것은 단순히 고객에게 편의만을 제공하기 위한 게 아니다. 4차 산업혁명의 파급 효과와 이에 따른 경쟁력 강화 등을 염두에 둔 전략이다. 특히 2%대 저성장 장기화로 큰 타격을 입은 유통업계는 ICT 발전에 따른 소비 트렌드의 변화를 다른 업종보다 더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지금은 (기업보다) 소비자가 먼저 앞서 나가는 시대이기 때문에 새로운 유통 시스템 수립의 필요성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ICT와 결합된 유통 서비스 확대가 고객 증가와 이미지 제고 등으로 이어져 기업의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에 있는 BMW 매장만 봐도 지난달 설치한 오토바이 VR 체험존 덕에 해당 층에서 매출 1위를 기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지난달 발표된 한 설문조사 결과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유통업계의 변화 기류를 여실히 보여준다. 종합컨설팅 업체인 ‘삼정KPMG’가 글로벌 유통·소비재 기업 임원 52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보면, 기업 3곳 중 1곳은 챗봇(채팅로봇 프로그램·37%)이나 사물인터넷(IoT·33%), 3D 프린팅(33%), 로보틱스(32%)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유통·물류 선진화 시급

하지만 국내 유통업계는 기술적인 차원에서 아직 갈 길이 먼 것으로 분석된다. 물류·배송·제조 등의 단계에서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해외 주요 업체와 달리, 쇼핑 안내와 통·번역 서비스 등 기본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의 경우 다른 지역보다 강점을 보이는 해운·물류 등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결합하면 산업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가령 컨테이너와 차량에 전자 태그를 부착해 사물의 이력·위치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무선전파인식’(RFID) 기술을 도입하거나 드론(Drone·무인 비행기)을 이용해 물류 배달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방식 등이 거론된다. RFID 기술은 흔히 ‘무인 자동화 물류 시스템’으로 불린다.

그러나 기업이나 지자체가 관련 계획을 세워도 실생활과 산업 등에 적용하기까지는 걸림돌이 너무 많은 게 현실이다. 바로 정부의 규제 때문이다. 드론의 경우만 봐도 유통·물류 선진국에서는 무인 비행기로 택배를 배달하거나 화물을 운송하는 게 보편화됐지만, 우리나라는 ‘드론이 시야에서 사라질 경우 비행을 금지’하는 법 조항 탓에 관련 산업의 발전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특허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드론 관련 전체 출원 건수는 2012년 23건에서 지난해 470건으로 95.1% 급증했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올해 전 세계 드론 시장(개인용+상업용) 규모가 지난해(45억511만 달러)보다 34.3% 증가한 60억4935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유통업체 ICT 도입 현황

-롯데백화점(서울) >>엘봇

이동형 로봇 쇼핑도우미

-롯데백화점(부산) >>BMW 모토라드 콘셉트 스토어

오토바이 VR 체험

-더현대닷컴 >>VR스토어
현대백화점 매장 전경 3차원으로 구현 등

-현대시티몰 >>퓨로-D

통·번역 안내 인간형 로봇

-신세계백화점 >>S마인드

인공지능을 적용한 일대일 맞춤형 쇼핑정보 제공 앱

-한샘 >>홈플래너

VR 통해 가구 등 인테리어 설계

-리복 >>VR스토어

온라인을 통해 실제 매장에서 쇼핑하는 듯한 현장감 제공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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