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라디보스토크항 1100억 투입
- 수산물 가공 공장·부두 등 조성
- 부산항 물류 네트워크 강화 기대

부산항만공사(BPA)가 국내 수산물류기업과 컨소시엄을 이뤄 러시아 극동지역에 투자하려는 수산물류 복합단지사업의 청사진이 나왔다.

부산항만공사는 극동 러시아와 태평양을 연계하는 부산항 물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극동러시아와 TSR을 연계한 물류시장 확대에 대비한 선제적 물류 거점 확보를 위해 블라디보스토크 나지모바곶에 1100억 원을 들여 저온물류센터, 다목적부두, 수산물 가공공장이 통합된 수산물류 복합단지를 조성한다고 12일 밝혔다.

앞서 부산항만공사는 지난 6일 러시아 극동투자수출지원청과 수산물류 투자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러시아 선사가 어획한 명태 등 수산물을 현지에서 1차 가공한 뒤 이를 부산항으로 환적해 고차 가공 후 유럽과 태평양 지역에 공급한다는 게 이 사업의 주 내용이다. 이럴 경우 감천항의 수산물류허브 기능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러시아는 현재 연간 480여만ｔ의 수산물을 생산하고 있지만 하역·보관·가공시설이 부족해 상당량을 중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원료 수출국에서 가공국으로 전환하려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2019년 1월부터 어획한 수산물은 반드시 러시아에서 하역해 1차 가공 후 수출하도록 법제화했다.

부산항만공사는 국내 수산물류기업인 한국통산, 코리아시푸드, 유니코로지스틱스와 러시아 조업선사인 막시와 컨소시엄을 꾸려 우선 물류법인을 만들어 820억 원을 투자해 어선부두와 저온물류센터, 보세창고를 건설한다. 2단계로 280억 원을 투자해 가공법인을 만들어 연어 패티훈제 및 통조림 공장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수산물류 복합단지 부지는 블라디보스토크항 입구 나지모바곶(7만㎡)으로 정됐다. 이곳은 도심에서 가까운 데다 도로 여건과 철도 시설이 잘 갖춰져 수산물 조달이 용이하다. 수심도 11ｍ로 어선들이 접안하기에 충분하다. 당초 국유지라는 걸림돌이 있었지만 러시아 정부가 상업용으로 용도 변경을 위해 내년 초 공개 경쟁입찰을 실시할 계획이어서 사업 추진에는 문제가 없다.

부산항만공사는 내년 초 입찰을 통해 나지모바곶 부지를 확보한 후 곧바로 사업제안서를 제출하고 인허가와 함께 실시설계에 들어갈 예정이다. 공사 착공은 2019년 하반기에 들어가며, 2021년 상반기에 공사를 완료하고 하반기부터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부산항만공사는 조만간 참여업체들로 구성된 사업협의체를 구성해 현지를 방문해 부지 상태와 안벽, 수심이 사업에 적합한지에 대한 실사에 들어간다. 우예종 부산항만공사 사장은 “러시아의 극동지역 경제개발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꼈다”며 “러시아수산청이 사업진행을 서둘러 달라고 요청하고 있어 이보다 앞당겨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흥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