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60·사진)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한국거래소(KRX) 신임 이사장에 내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경제관료 출신인 김 전 원장은 자본시장 관련 업무 경험과 강한 추진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외부 인사에 초점을 맞춰 ‘깜깜이 선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거래소 내부 반발이 일부 있어 오는 28일 임시 주주총회 때까지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5일 복수의 거래소 관계자에 따르면 KRX 신임 이사장 공모에 지원한 인사 중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는 ‘외부 인사’로 분류되는 김 전 원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공모는 전날 마감됐다. 정확한 지원자 수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거래소의 한 인사는 “금융권에서 유력 후보로 거론돼 온 3명 안팎의 외부 인사가 모두 지원서를 내지 않았다. (김 전 원장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시점에서는 거의 100%로 판단된다”고 못 박았다.

호남 출신인 김 전 원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2001~2002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금융정책과장(2004~2005년),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2008~2009년) 등을 거쳤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신임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 하마평에 오르기는 했으나 거래소 이사장 후보로 거론되지는 않았다. 거래소 안팎에서는 “경제·금융 관련 업무에 정통한 김 전 원장의 리더십이 KRX 경쟁력 강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렇다고 변수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내부 출신 이사장을 기대하는 조직원들의 반대 기류가 있다. 실제로 이번 공모에는 김재준 현 코스닥시장 위원장과 최홍식 전 코스닥시장 본부장, 이철환 전 시장감시위원장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의 한 직원은 “일부 정치권 전력뿐 아니라 ‘모피아’(재정경제부 출신 인사)로도 분류되는 김 전 원장이 KRX 개혁에 적합한 인물인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자칫 역대 거래소 이사장 선임 때마다 불거졌던 인사 잡음이 이번에도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주요 금융사와 달리 베일에 가려진 이사장 선정 과정도 문제로 지적된다. 앞서 거래소는 지난해 9월 정찬우 현 이사장 선임 과정에서도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번갯불 밀실 심사’로 큰 비판을 받았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