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1029건… 관망세 이어져
- 실수요자 거래 위축 부작용도
- 매매·전세가 하락폭 아직 미미
- 청약조정지역 외 풍선효과 조짐

역대 최고강도 부동산 규제로 평가받는 ‘8·2 대책’이 발표된 지 한 달이 됐다. 일단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잡는 데는 성공했지만 실수요자들의 거래까지 위축시키는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8월 한 달간 부산에서 이뤄진 아파트 매매 거래는 모두 102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 5582건에 비하면 5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이미 규제가 예고됐던 지난 7월 2732건에 비해서도 크게 줄어들었다.

매도자들은 집을 팔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고, 매수자들은 추가 가격 하락을 기대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매매가 이뤄지지 않는 이른바 ‘거래 절벽’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기존 아파트 거래뿐 아니라 새 아파트 청약률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 조정대상지역으로 포함된 기장군 일광택지지구 ‘이지더원 1차’는 지난달 30일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1.7 대 1로 마감했다. 반면 청약조정지역 외 지역에는 ‘풍선효과’도 감지된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달 분양 예정인 강서구 명지 ‘더샵 퍼스트월드’가 올해 최대 청약경쟁률을 세울 것이란 예상이 벌써부터 나온다.

부산의 일부 지역에서 청약열기가 다시 뜨거워질 경우 향후 투기과열지구 지정도 먼 나라 얘기는 아니다. 다만 동의대 강정규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로서는 부산의 청약조정지역 내에서 투기과열지구 지정 요건을 갖춘 곳이 거의 없다”면서 “하반기 분양권 전매제한 효과 등 상황을 좀 더 지켜보지 않겠느냐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부산에서 8·2대책의 영향력이 본격화되는 시점은 전매제한이 시행되는 올 11월부터라는 지적이 나온다.

솔렉스마케팅 김혜신 부산지사장은 “부산은 8·2 대책의 직접 영향권은 아니었기 때문에 거래량은 확연히 줄었지만 매매가나 전세가의 하락폭이 크진 않았다”면서 “그러나 입주 전까지 전매제한이 시행되는 올 11월부터는 분양시장이 위축되고 전체 부동산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8·2 대책 이후 한 달간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0.54% 하락하며 직격탄을 맞았다. 다만 강력한 대출 규제로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은 더욱 어렵게 되고, 대출 없이도 주택 구입이 가능한 ‘가진 자’들에게만 자산 증식의 기회가 넓어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