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안전을 위해 올 하반기부터 열차 주요부품의 교체주기를 단축하고, 새마을·무궁화호 등 일반열차의 정비품질을 고속열차(KTX)수준으로 높인다. 2020년까지 철도시설 건설, 유지·보수, 개량 등 정보가 통합된 이력관리시스템을 구축, 사고 위험을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체계를 갖춘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잇따라 발생한 철도사고와 관련, 철도안전을 강화하고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이같은 내용의 ‘철도안전 운행 및 작업자 안전확보 대책’을 마련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대책은 최근 무궁화호 유리창 파손, 공항철도 운행장애, 광운대역과 노량진역 철로 작업자 사망사고 등 철도사고가 연달아 발생하자 노·사·정 간담회 등을 거쳐 마련했다.
우선 국토부는 현재 KTX에 적용하고 있는 TBO 정비제도를 무궁화호·새마을호·화물열차에 확대 도입키로 했다. TBO가 적용되면 부품의 고장시기를 예측해 교체주기를 정하고 고장 여부와 관계 없이 부품을 미리 수리하거나 교체해 사고를 미리 막을 수도 있다.
또 열차 안전과 직결되는 차륜·차축 등 핵심 부품과 자주 고장이 나는 부품을 선정해 교체주기도 단축할 예정이다.
이미 오랜 기간 사용해 성능 개선이 필요한 모터블록 제어카드 등 34개 품목은 내년까지 예산 550억원을 투입해 전면 교체한다.
철도시설개량 예산을 매년 10% 이상 증액해 안전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올해 시설개량 예산은 약 5349억원이다.
2020년까지는 철도시설이력관리시스템을 구축한다. 이는 철도시설의 건설·유지보수·개량 등 단계별 이력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사물인터넷(IoT) 등과 연계하면 철도시설의 개량시기를 정확히 예측하고 사고 위험에도 조기대응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철도 작업자의 안전을 확보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선로작업 현장에서는 하루 3.5시간의 기본 작업시간을 최대한 확보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일상점검과 긴급보수 등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열차운행이 없는 시간에만 선로작업을 승인한다.
기관사-관제사-선로 작업자 간 열차위치 정보를 실시간으로 교환하는 시스템도 구축한다. 열차가 선로 작업개소 2km 인근에 도달하면 작업자의 스마트폰 단말기에 경보음이 울리도록 하는 방식이다. 입환작업(열차 연결·분리) 중에는 작업자가 이동 중인 열차에 매달려 작업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작업자의 도보 이동을 원칙으로 하되 불가피한 경우 열차 운전속도를 제한할 방침이다.
스크린도어가 열린 상태에서 작업을 할 때는 열차가 진입하지 못하도록 스크린도어와 열차 간 연동시스템을 구축한다.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해 생명이나 안전과 관련한 업무는 철도운영자 또는 그 자회사가 직접고용하는 방안을 하반기에 마련할 예정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국민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철도운영자와 현장 근로자 등 각 주체가 맡은 바 역할과 책임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며 “정부도 제도를 정비하고 안전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