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약 맹독성 여부 꼼꼼히 확인

부산 경남 울산 등 동남권에서 최대 계란 공급처인 경남 양산지역의 모든 산란계 농가가 당국의 살충제 성분 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으면서 ‘청정 계란’을 생산하는 비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산란계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을 분류하는 오경농장 내 포장센터 전경. 오경농장 제공

대규모 산란계 농가가 밀집해 한 곳이라도 부적합 판정을 받으면 양산 전체가 ‘살충제 계란’ 생산지로 낙인 찍힐 수 있기 때문에 한 곳도 문제가 없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농가와 양산시 등 당국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난해 말과 지난 6월 고병원성 AI(조류인플루엔자)가 두 차례나 잇따라 발생해 계란 반출이 일시 중단되는 등 큰 피해를 본 상황에서 살충제 사태까지 겹치자 농가들은 행여 사태가 장기화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양산지역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25개 농가에서 103만 마리 산란계를 사육해 하루 계란 90여만 개를 출하한다.

살충제 계란 청정지역의 배경에는 우선 AI 발생에 따른 학습효과가 컸다. 그동안 수차례 AI 피해를 겪는 과정에서 철저한 관리 체계를 구축해 피해 재발을 막아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이에 따라 농가들은 조금 비싸지만 친환경 농약을 사용하고, 청소를 철저히 하는 등 위생 관리에 심혈을 기울였다.

또 상당수 농가가 오경농장을 중심으로 협업체제를 유지해 체계적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점도 주효했다. 지역의 큰 25개 농가 중 오경농장이 직영하거나 회원으로 가입한 곳은 13개로 절반이 넘는다. 지역 전체 계란 생산량의 60%를 이들 협업 농가가 담당한다. 협업체제이다 보니 본부에서 맹독성 살충제 사용 통제를 할 수 있고, 세척 등 철저한 위생관리를 통해 계란이 반출되고 있다.

정기적인 병아리 입식이 가능한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1년6개월 단위로 퇴계를 방출하고 어린 산란계를 들이면서 정기적인 사육장 청소가 이뤄져 진드기 등 병해충의 서식 환경을 차단하고 있다.

양산시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시는 지난해 5월 지역 산란계 농장에 공급한 살충제 농약 4000여만 원 상당을 살 때 최근 문제가 된 살충제의 맹독성 유무를 꼼꼼히 따지고 확인했다. 또 농가들을 상대로 수시로 철저한 방역과 위생 관리를 당부하고 관련 교육을 강화했다.양산시 정영도 농정과장은 “시에서 공급한 농약은 10%에 불과하다. 산란계 농가 스스로 친환경 농약을 사용하는 등 위생관리에 신경을 쓴 덕에 살충제 사태를 비켜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