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 은행, 예금 금리 올리고
- 대출·마이너스통장 금리 인하
- 모바일뱅킹 간편송금 확대 등
- 부랴부랴 서비스 개선에 나서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출범 13일 만에 200만 신규 고객을 끌어모으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기존 은행은 카카오뱅크로 ‘갈아타려는’ 고객의 발길을 잡기 위해 예금·적금·대출금리를 조정하거나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앱) 개편, 캐릭터 마케팅 등으로 맞대응에 나서고 있다.

■카뱅 열풍 따라잡기 나선 은행들

지난달 27일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5일 만에 100만 계좌, 13일 만에 200만 계좌를 돌파했다. 지난 11일 오후 3시 기준 신규 계좌개설 건수는 228만 건, 수신액은 1조 2190억 원, 여신액은 8807억 원을 기록했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에 대한 높은 브랜드 인지도가 인기의 바탕이 됐다는 분석이 많지만, 높은 예금 금리와 낮은 대출금리, 수수료와 같은 경쟁력 있는 상품도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카카오뱅크가 최고 연 2.0%(만기 1년)로, 은행권 평균(연 1.58%)보다 금리가 높은 예금 상품을 내놓자 기존은행도 예대금리 조정과 특판 상품 출시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 계좌를 개설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적금 우대금리(0.5%포인트)와 멤버십 포인트(100만)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지난 4월 문을 연 1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도 처음으로 금리를 올렸다. 지난 9일부터 ‘코드 케이(K) 정기예금’ 10회차 가입자를 모집하면서 금리를 기존 연 2.0%에서 2.1%로 0.1%포인트 인상했다. 일부 저축은행도 예금이자를 끌어올렸다.

시중은행은 카카오뱅크 마이너스 통장의 낮은 금리(연 2.86%)에 대응해 마이너스통장 금리도 낮추고 있다. 국민은행은 마이너스통장 평균 금리를 지난 6월 4.64％에서 7월 4.58％로 0.06％포인트 인하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3.63％에서 3.52％로, 우리은행은 3.86％에서 3.71％로, 한국씨티은행은 6.43％에서 5.88％로 마이너스통장 평균 금리를 각각 낮췄다.

카카오뱅크가 해외송금 서비스를 기존 은행권 10분의 1 수준으로 제공하면서 다른 은행도 송금 수수료를 내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12월 말까지 모바일·인터넷으로 500달러 이하는 2500원, 500달러 초과 3000달러 이하는 5000원으로 송금할 수 있는 해외 송금수수료 우대 이벤트를 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모바일 간편해외 송금 서비스 ‘1Q 트랜스퍼’에서 고객에 따라 환율 우대(90%)를 적용하기로 했다.

■‘간편하고 친근하게’ 앱 개편

카카오뱅크 앱은 기존 시중은행 앱에 비해 단순하고 간편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다른 은행도 모바일 서비스 보강에 나섰다. NH농협은행은 모바일 뱅킹 앱 ‘올원뱅크’를 전면 개편했다. 8단계로 돼 있던 회원가입 절차를 5단계로 간소화하고 로그인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했다. 기존에는 간편 송금으로 하루에 50만 원까지만 이체할 수 있었는데 100만 원까지 간단하게 송금할 수 있는 ‘올원송금’ 서비스도 도입했다. 신한은행은 모바일 뱅킹 앱 ‘S뱅크’에서 공인인증서와 보안 매체 비밀번호 입력 없이 간편하게 계좌조회·이체·현금자동입출금기(ATM) 출금 가능한 ‘S뱅크 간편서비스’를 최근 시작했다. 스마트폰 화면 잠금 해제만으로 계좌조회를 하고 계좌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이체거래를 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의 또 다른 흥행 요소로 카카오톡 이모티콘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도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다른 은행도 캐릭터를 이용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케이뱅크는 오는 18일 네이버 메신저 ‘라인’ 이모티콘 캐릭터인 ‘라인프렌즈’를 내세운 네이버페이 체크카드를 출시한다. 하나은행은 핀란드를 대표하는 글로벌 국민 캐릭터 ‘무민(Moomin)’과 제휴를 맺고 한정판 ‘무민 코인뱅크’ 상품을 개발했다. 우리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자체 캐릭터 ‘위비 프렌즈’ 활용을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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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