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량 배송·전기차 중심 등 특화
- “수수료 높고 배송비 부담스러워”
- 렌터카업계는 사업 참여 미온적

현대차가 카셰어링 서비스 시장에 본격 진입하기로 하면서 지역 중소 렌터카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렌터카업계는 현대차가 도입하는 소위 ‘딜카’ 서비스에 참여하면서 부담하는 높은 수준의 수수료와 까다로운 서비스 정책 때문에 쉽사리 참가 결정을 내리지 못해 사업의 성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같은 계열인 기아차 역시 카셰어링 서비스 출범을 앞두고 있어 업계에서는 성장 정체기에 놓인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렌터카 시장을 통해 자동차 판매를 늘이려는 전략을 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이달과 다음 달 각각 카셰어링 서비스를 출범한다. 현대차는 다음 달 렌터카 시장을 중심으로 한 ‘딜카’를 선보일 방침이다. 딜카는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 차종을 밝히면 자동차를 배달하는 방식이다. 특히 현대차는 전기차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할 방침이라고 밝혀 관련 인프라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하지만 렌터카업계는 현대차의 카셰어링 서비스에 바짝 긴장하면서도 겉으로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렌터카업체들이 현대차를 구매할 때 현대캐피탈에서 제공하는 혜택을 얻는 방식을 활용해왔다”며 “현대차는 이를 통해 차량 구매에 대한 혜택의 폭을 넓히는 대신 딜카에 참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렌터카업계가 이 사업에 시큰둥한 이유는 딜카에 참여하면서 현대차에 내는 수수료에 대한 부담감과 함께 고객에게 차를 배송하면서 발생하는 비용 때문이다. 딜카에 참여하는 업체가 많을수록 원활한 서비스가 가능해진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현대차의 카셰어링 서비스는 사업 시작부터 업계의 불만을 떠안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일각에서는 현대차뿐 아니라 기아차까지 아파트 단지 등 주거지에 차량을 제공하는 방식의 카셰어링 서비스인 ‘위블’을 선보이자 자동차 판매 내수 시장 확대를 위한 고육책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내 렌터카 시장은 올해 기준으로 6조 원 규모에 달한다. 이 가운데 카셰어링 시장은 약 1조 원으로, 국내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이 바뀌면서 앞으로는 개인의 차량 소유 수요보다 차량 렌트 시장에서의 완성차 수요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전문가는 “인구가 줄어들고, 차량 등록 대수가 2000만 대를 돌파한 가운데 결국 개인 영업보다 렌터카 시장을 공략해 완성차 시장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며 “실제로 일본에는 토요타와 닛산 등 완성차 업체가 렌터카 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카셰어링 영업을 하고 있는 지역 스타트업 렌고의 이승원 대표는 “시장 확대 측면에서 대기업이 시장에 진출하면 활발한 마케팅 등으로 시장 규모가 커지겠지만, 렌터카업체의 참여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민건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