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부터 외항선박에 친환경 선박 폐선보조금을 지급키로 결정한 가운데 보조금 규모가 중국의 사례를 볼 때 4666억 원가량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김태일 해운정책연구실장은 최근 열린 ‘2017 해양수산 국정과제 이행 전략 세미나’에서 “중국은 2014년부터 올해까지 해운기업에 70억6000만 위안(1조1665억 원)의 잠재적인 폐선보조금을 지급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중 상장기업(A주)엔 45억1000만 위안(7451억 원)을 지원했다. 코스코 등 중국 3대 선사 지원 규모는 4995억 원이었다.

김 실장은 한국 선대 규모가 중국에 견줘 DWT(재화중량톤) 기준으로 40%, 척수 기준으로 34%인 점에 미뤄 우리나라의 폐선보조금 규모는 중국의 40% 수준인 4666억 원, 주요 해운기업 보조금은 2980억 원 정도로 책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김근섭 KMI 항만정책연구실장은 국내 항만을 고부가가치 항만정책으로 전환하고, 지역경제 발전을 선도할 수 있도록 역할이 제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해양산업클러스터법을 개정해 지정 범위를 유휴 항만구역에서 주변지역까지 확대하고 세제혜택도 현행 산업단지 수준에서 특구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토론에 나선 현대상선 최윤성 재경본부장은 “국적 컨테이너선사의 글로벌 영업경쟁력 강화와 효율성 제고를 위해 국내외 거점항 확보가 절실하다”며 “세계 주요 거점 항만을 확보해 허브앤드스포크(Hub & Spoke)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영빈 지니집 대표는 “그동안의 단순 수출입 기능에서 벗어나 SCM(공급망관리) 허브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항만의 역할이 제고돼야 하며 이를 위해 공항 등 연계운송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KMI는 지난 2일 발간한 동향보고서에서 “문재인 정부가 100대 국정과제 중 해양수산부 단독 과제 3개를 포함, 해양수산 부문과 관련된 20여 개의 국정과제를 선정하면서 해양수산 분야의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