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영 공백에도 ‘내부의 힘’ 증명
- 노조 낙하산 인사 반대 삭발식

- 회장 후보군 16명 중 8명 압축
- 부산은행장 후보 내달 4일 마감

BNK금융그룹이 비상경영체제에서도 2011년 지주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의 상반기 순이익 실적을 올렸다. 이처럼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것을 두고 ‘내부의 힘’을 입증했다는 자체 평가가 나오고 있다.

28일 ‘BNK금융지주 회장 낙하산 인사 반대 결의대회’에서 삭발식을 마친 박광일 부산은행 노조위원장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BNK금융그룹은 2017년도 상반기 3307억 원의 당기순이익(지배지분)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규모의 상반기 순이익을 달성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전년도 상반기(3114억 원) 대비 6.2%(193억 원) 증가한 실적이다. 이자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31%(870억 원) 증가한 1조1339억 원을 기록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각각 1890억 원과 146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견조한 실적을 이어갔다. BNK캐피탈 355억 원, BNK저축은행 60억 원을 기록하며 비은행 계열사들도 안정적인 이익 성장세를 나타냈다.

BNK금융지주 황윤철 상무는 “그룹 비상경영위원회를 중심으로 최근 일련의 사태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는 한편 중소기업 및 서민금융 지원과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본연의 역할을 차질없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주 회장 낙하산 인사 반대 분위기도 격화되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조 부산은행지부는 이날 오전 부산은행 본점 로비에서 100여 명의 노조원이 참가한 가운데 낙하산 인사 반대 집회를 개최했다. 박광일 부산은행 노조위원장은 투쟁 의지를 다지는 의미에서 삭발을 감행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삭발식 직후 “BNK금융지주는 낙하산 인사의 이력을 쌓는 징검다리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조와 지역 시민단체의 강경한 내부 출신자 인선 당위론과는 별도로 2명의 BNK 내부 출신 최고 경영자가 잇따라 법의 심판대에 서면서 시작된 지역 금융권의 혼란과 이에 대한 개혁 필요성을 강조하며 내부자들에게만 개혁을 맡기기엔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 또한 여전하다. 또 BNK금융그룹 조직 내부에서는 BNK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출 문제가 지나치게 과열되면서 정치권 이슈로까지 부상하는 데 대한 부담감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BNK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지주 회장직 응모자 16명 중에서 후보군을 8명으로 압축했다. 임추위는 다음 달 9일께 8명의 후보군을 대상으로 각자의 소견 발표를 실시한다. 또 부산은행 임추위는 이날 부산은행장 모집 공고를 내고 다음 달 4일까지 신청 서류를 받는다. 최근 3년 이내 부산은행 부행장 이상 퇴직자(2014년 1월 2일 이후 퇴직자) 또는 현직 부산은행 부행장보 이상인 자가 대상이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