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허브농원·식물원 다니며
- 원예기술 익히고 자격증 취득
- 밤나무 밭 갈아엎고 식물 식재
- 10년 노력 끝 2015년 농원 열어

- 차 즐길 수 있는 온실허브가든
- 실외에선 허브 비누 만들기 등
- 다채로운 프로그램 체험 가능
- 내년엔 라벤더축제도 열 계획

600여 종의 허브와 각종 식물을 만날 수 있는 ‘나온허브농원’이 도심 속 현대인들의 쉼터로 자리잡고 있다. 부산 기장군 철마면 대곡마을에 터를 잡은 나온허브농원은 5만2000㎡ 규모에 100여 종의 허브와 500여 종의 식물을 재배하고 있다. 신대겸 나온허브농원 대표는 “나온허브농원이라는 이름은 ‘나’와 ‘온’누리를 행복하게 만들자는 설립 목표를 떠올리며 앞 글자를 따서 작명했다”며 “답답한 일상에 지친 시민들이 언제든 찾아와서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잔디밭에서 열린 팜파티 모습. 두세 달에 한 번씩 열리는 팜파티는 로컬푸드를 공유하자는 차원에서 기장미역 기장멸치 철마토마토 등을 나눠 먹는다.

■ 다채로운 축제와 체험 프로그램

2015년 문을 연 나온허브농원 자리는 원래 밤나무밭이었다. 2004년부터는 가을 알밤줍기 체험장으로 활용했는데, 이때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인기를 누렸다. 이곳을 허브농원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젊은 부부의 진심어린 감사인사에서 시작됐다. 이들이 밤줍기 체험을 마치고 가면서 신 대표에게 ‘좋은 장소를 제공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했는데, 이때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공간을 사시사철 운영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 것이다. 이후 신 대표는 전국의 유명한 허브농원 식물원 등을 다니며 원예 공부를 시작했고, 원예치료사 숲생태체험강사 농촌교육농장교사 등 각종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노력 끝에 농원 문을 열게 됐다. 2006년부터 허브 등 각종 식물을 심기 시작한 이후 딱 10년 만이었다.

나온허브농원 체험관 내 다육이 전시실.

농원은 크게 온실허브가든과 실외허브가든으로 나뉜다. 온실허브가든은 1600㎡(약 500평)에 차를 즐기면서 몸과 마음을 쉬게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실외허브가든은 허브와 식물 재배지를 비롯해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 체험장과 포토존, 판매장 등으로 구성했다. 체험 프로그램으로는 허브 비누, 향초, 원예치료, 전통놀이체험, 토피어리, 석고 방향제, 테라리움, 압화 만들기 등을 진행하고 있다. 농어촌 식생활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로컬푸드 및 제철음식 체험하기, 허브 고추장, 허브 야채피클, 허브 삼색화전 등을 맛볼 수 있다. 아울러 관람객에게는 커피 또는 허브를 무료로 제공해 가족 연인 친구 등 여럿이 함께 방문해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눌 수 있는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7월에는 주말마다 ‘썸머 워터 FUN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리며, 농원에서 제공하는 물총으로 더위를 싹 날릴 수 있는 여름 축제를 만끽할 수 있다. 지난해부터는 5월마다 ‘나온허브축제’를 열고 마술공연 음악공연 허브공예 놀이체험 등을 제공하고 있다. 가정의 달인만큼 어버이날 어린이날에는 특별 이벤트를 진행했고, 각종 허브 체험과 먹거리 체험, 사진전 및 단편 영화제 등을 펼쳤다. 신 대표는 “가족 모두가 야외 허브동산과 허브하우스에서 다양한 허브를 관람하며 즐길 수 있도록 했다”며 “허브축제 흥행에 힘입어 내년부터는 6, 7월에 보랏빛 라벤더 축제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 원예치료·아동교육 등 활동 활발

조각동산에 세워진 말 조각상은 유명한 영국 작가의 작품으로 방문객들의 인증샷 장소로 인기가 높다.

최근 라벤더 7000포기를 심은 이유도 내년 라벤더 축제를 위해서다. 1년 뒤 언덕이 보랏빛으로 물들면서 라벤더 향이 가득해지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라벤더 수확체험 리스만들기 포푸리만들기 에센스오일짜기 등 체험 프로그램도 고민 중이다. 라벤더 축제는 특화 농업을 통해 소득증대는 물론 부산지역에서 농업의 6차 산업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6차 산업이란 1차 산업인 농업을 2차, 3차 산업과 연계해 다각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농촌 인구 감소와 수입 농산물 등으로 경쟁력이 떨어진 농가에 농외소득 및 부가가치 증대로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고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산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아울러 기업의 사회봉사 차원에서 장애인 방문객에게는 무료로 원예치료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엔 이러한 사회공헌활동을 인정받아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연인들을 위한 썸가든. 인증샷을 찍을 수 있고 배경음악 및 코사지 제공 등 프로포즈 서비스도 무료로 받을 수 있어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지역 어린이집들과 MOU를 체결하고 저렴한 비용의 허브 테라피와 향초·화장품·석고방향제 만들기, 테라리움 만들기, 원예 치료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농촌 식생활 프로그램도 호응을 얻으면서 농림식품부의 ‘우수식생활체험공간’에 지정되기도 했다.

신 대표는 “일상에 지친 시민들에게 휴식공간을, 어린이·청소년에게는 정서함양공간을 제공한다는 설립 목표에 따라 남녀노소 모두가 힐링하고 여유를 느낄 수 있도록 농장 가꾸기에 더 많은 고민을 하겠다”며 “농촌체험 교육농원의 우수 모델로 거듭나는 한편 지역사회에 이바지하면서 배려와 나눔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