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2400포인트라고 한다. 일반 투자자들은 딱 고민에 빠지기 좋은 상황이다. 추가상승을 노려보고 싶지만 두렵고 그냥 다 팔아 현금을 확보하자니 아깝다. 그런데 장기적 관점에서 하반기 주식시장을 점검할 때 한 번씩 점검해 보는 내용이 있다. 미국 경제의 영향력을 일단 인정한다고 보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쉽게 말하면 돈을 빌려 투자해서 이자 내기도 힘든 상황이냐 아니냐 하는 문제이다. 이자 내기도 힘들다고 하면 결국 시차를 두고 주식시장의 거품이 붕괴되는 현상은 나타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하반기 주식시장도 긴 호흡에서는 추가 상승여지가 아직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에 큰 위기가 찾아오는 것은 다음의 단계를 거친 이후라고 여겨진다. 물가의 상승은 계속되고 있고, 이를 지켜보는 중앙은행은 돈을 거두어들인다.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최저투자수익률은 조금씩 감소하며, 자금을 구하기 위한 여건은 각박해져서 최저자본조달비용은 조금씩 높아진다면 정말로 큰일이 벌어질 우려가 있다. 그래서 현재 상황을 점검해 보면 이는 적어도 1~2년은 지나야 고민할 문제라 판단한다.

그런데 여기에 한가지 더 눈에 띄는 내용이 있다. 미국의 시간당 실질임금증가율과 실질소비지출증가율은 3~8개월 시차가 발생한다고 한다. 문제는 2016년 하반기부터 상당기간 미국의 실질임금증가율이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그 다음 단계의 미국 실질소비지출증가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약간의 불안한 시각이 생기는 이유이다.

또 최근1년 넘게 주식시장을 지배했던 주도주는 IT였다. IT 상승은 해당 업종의 특성이 지금 장세의 특성과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최근까지 진행된 약간의 수요회복은 값비싼 내구재의 소비를 강하게 이끌지는 못했지만, IT 제품 정도의 소비는 가능하게 만들었다. 기업에서도 굵직한 시설투자를 진행하는 것에는 부담이 있었지만, 서버교체 정도는 가능했다. 더구나 반도체를 중심으로 공급부족도 발생했다. 이러한 상황은 IT의 현재 및 미래 추정실적을 지속해서 우상향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하지만 이제 하반기 IT피로누적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이미 몇몇 전문가들의 IT주식 상승률과 경기소비재 주식의 상승률 차이가 한국 주식시장에서는 30%, 글로벌 주식시장에서는 20% 언저리임으로 주의 해야 한다는 보고서가 나오고 있다.

차라리 이때 2009년이후 형성된 장기 주가흐름의 하단에 위치한 것으로 판단되는 필수소비재(특히 음식료)나 유틸리티(예를 들면 전기, 가스업종), 국내 내수소비와 관련된 소매유통업종에 잠시 쉬었다 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자꾸 맴돈다.

허성준 동부증권 부산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