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D 진행·준비" 기업 81.8%
- 희망 임금·책정 연봉도 비슷

역외 유출이 심화되고 있는 부산지역 대졸 이상 고급 인재를 붙잡기 위한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특히 이 작업의 준비 단계에서 지역 청년들은 가능하면 '고향' 근처에서 일을 하고 싶어하고, 지역 기업들도 연구개발 분야에서 지역 고급인재 유치를 강력히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지역 기업과 청년 고급인력 간 일자리 매칭 가능성도 충분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년들이 '임금'보다 '성장 가능성'을 구직의 중요한 요소로 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연계 정책 개발도 과제로 꼽히고 있다.

부산시는 'R&D 고급인력 지원프로그램' 사업 중 하나로 부산테크노파크와 함께 지역 4개 대학(부산대 부경대 한국해양대 동아대) 학부생 및 석·박사 과정 재학생 791명, 지역 기업 308개 업체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고 25일 밝혔다. 고급인력을 학업 종료 후에도 부산지역에 붙잡아 두기 위한 정책 개발의 출발점인 셈이다.

조사 결과, 지역 대졸 이상 인력 가운데 54.7%는 부산 울산 경남 지역에서 일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대기업을 선호한다는 응답(40.3%)이 높게 나오긴 했지만, 중견기업(16.4%)과 '역량을 실현할 수 있는' 중소기업(26.8%)을 선호한다는 응답도 41.2%에 달해 지역의 경쟁력 있는 기업과의 일자리 매칭 가능성이 열렸다는 분석이다.

해당 조사 실무를 진행한 비스퀘어 김혜경 대표는 "고급인력들이 부산 등 동남권 지역에 남아 역량을 발휘할 의사가 있다는 희망적인 사실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역 기업들 역시 고급인력 채용을 위한 역량과 의지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응한 308개 기업 가운데 R&D 업무를 진행 중이거나 준비하고 있는 곳은 81.8%(252개)에 달했다.

설문 결과 고급 인력들이 원하는 평균 임금은 3881만 원 수준. 조사 결과 R&D 인력의 연봉은 3000만~4000만 원이 40.1%(123개 업체)를 차지했으며, 4000만 원 이상의 연봉을 책정한 곳도 10.6%(32개 업체)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급인력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 역량을 지녔다는 것이다. 특히 기업들은 R&D를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이 자금(44.5%)과 인력 확보 및 양성(33.4%)을 꼽았다.

부산형 히든챔피언 육성 사업을 추진 중인 부산테크노파크 김태경 원장은 "기업의 실질적인 경쟁력 강화는 R&D에서 이뤄지므로, 지역의 고급인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며 "이번에 확보한 인력과 기업 풀(Pool)을 바탕으로 활발한 지역 일자리 매칭 사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