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주 이사 복귀 세 번째 실패
- 신동빈 회장 체제 더욱 공고화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95·사진) 총괄회장이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회사인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25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일본 롯데홀딩스는 지난 24일 도쿄 신주쿠 본사에서 '2017년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임기가 만료된 신 총괄회장을 새 이사진에서 배제하는 내용의 인사안을 의결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동빈(62) 그룹 회장과 사외이사 2명을 포함한 8명이 재선임됐다. 신 총괄회장은 임기 만료에 따라 이사직에서 퇴임하고 명예회장에 취임했다"고 밝혔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롯데 일본 계열사의 지주회사다. 특히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의 지분을 19% 보유한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회사다. 이 때문에 재계 안팎에서는 신 총괄회장이 1948년 도쿄에서 롯데홀딩스의 전신인 ㈜롯데를 창업한 이후 70년 만에 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배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해 롯데제과와 롯데호텔 이사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롯데쇼핑 이사직도 내려놓았다. 현재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 중 롯데알미늄 이사직만 유지하고 있다. 이마저도 임기가 만료되는 오는 8월 물러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신 총괄회장의 퇴임은 임기 만료와 고령에 따른 '자연적 수순'인 측면도 있지만, '형제의 난'으로 불리는 2015년 경영권 분쟁 사태와 맞물려 적절한 후계자 선정 시점을 놓친 채 초라한 말로를 맞게 됐다는 시각도 있다.

한편 이번 주총에서는 ▷신동주(63)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 4명의 이사 선임안 ▷신 회장 등 현 경영진의 이사직 해임안이 표결에 부쳐져 최종 부결됐다. 이들 두 개의 안건은 경영권 분쟁의 불씨를 이어가는 신 전 부회장이 직접 상정한 것이다.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선임을 통해 경영 복귀를 시도했다가 좌절된 것은 지난해 3월과 6월에 이어 세 번째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