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부땐 내달 집단 동맹파업 예고

"부산항 물동량 1950만TEU는 정부와 부산시, 부산항만공사(BPA) 등 관계기관이 잘해서 만든 성과가 아닙니다. 3000만 원도 채 안 되는 연봉에 24시간 격일제로 컨테이너를 실어나른 물류의 실핏줄인 운송업자들의 피땀이 없으면 이루기 힘든 결실입니다."

	부산시화물자동차운송사업협회는 지난 21일 동구 초량동 협회 대회의실에서 회원 및 관계자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부산항 운송시장 적폐청산 궐기대회 및 서명 운동'을 열었다. 이수환 기자

부산항 물동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지역 컨테이너 운송업계가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환적화물 운송료 현실화, 항만 터미널운영사의 갑질 근절, 부산시의 항만 배후도로 운행 제한 단속 유예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업계는 관계기관이 이 요구 사항에 대해 오는 7월 29일까지 대응이 없을 경우 집단 동맹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부산시화물자동차운송사업협회는 지난 21일 동구 초량동 협회 대회의실에서 회원 및 관계자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부산항 운송시장 적폐청산 궐기대회 및 서명 운동'을 열었다.

협회는 트레일러, 덤프트럭, 냉동냉장, 택배 등을 취급하는 지역 운송업체 930개가 가입돼 있다. 부산항을 끼고 있어 전국 대형 컨테이너 차량(로드트랙터·RT)의 30% 정도가 소속돼 있다.

협회 관계자는 "해양수산부, BPA, 부산시 모두 부산항의 컨테이너 물동량 증대나 국적 원양 및 근해선사들의 물동량 실적 등에만 신경을 쓸 뿐 화주들의 최저운임 경쟁입찰제로 인한 운송업계의 덤핑 경쟁이나 터미널운영사의 갑질 횡포 등으로 인해 실제 가동률이 70%가 되지 않는 현실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차량은 있어도 운송할 기사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불합리한 상황이 지속되면 어쩌면 우리가 부산항 환적화물을 운송하는 마지막 운송사업자나 기사가 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이에 협회는 해수부와 BPA에 ▷환적화물 적정 운송료 보장 ▷터미널운영사의 갑질 횡포 개선 ▷항만 배후도로 운행 제한 사항 단속 유예 등을 각각 요구하고 컨테이너 차량 운전학원과 연수 교육프로그램을 통한 인력난 해소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우선 택시요금보다 싼 환적화물 운송료를 구간 요율 지정으로 운송료를 현실화하고, 해운선사에 주는 화물 운송 인센티브를 BPA가 운송사에 직접 지급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이미 과적된 채 부산항에 실려온 컨테이너 화물을 과적이 됐는지 안 됐는지 모른 채 옮겨받아 과적 운송하는 현실을 고려해 항만 배후도로의 환적화물 허용 운송기준을 완화하거나 단속을 유예해줄 것을 부산시에 건의했다.

협회 로드트랙터 분과위원회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등 과거 수차례의 화물연대 파업에도 협회와 회원사들은 부산항만은 정상적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불참한 대가로 적지 않은 차량 피해를 입어도 버텨왔다"며 "하지만 지금은 부산항의 환적화물 운송 체계가 가장 먼저 청산돼야 할 적폐로 변해버렸기 때문에 운송사들이 더는 버틸 수 없어 이렇게 목소리를 높이며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수환 기자 leeso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