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흥국 비중 57% 달해 타격
- 조선업계도 국제유가 주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5일(한국시간) 자국의 정책금리를 0.25%포인트(0.75~1.00%→1.00~1.25%) 올리면서 올해 들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는 우리나라의 수출이 또다시 먹구름에 휩싸였다.

통상 미국의 금리 인상은 외국인 자금 이탈과 유가 하락, 신흥국 경기 침체 등을 야기한다. 한국 전체 수출의 60%를 차지하는 신흥국 시장이 얼어붙을 경우 국내 수출기업이 악영향을 받는 것은 불가피하다. 특히 지금도 각종 악재를 겪는 자동차 조선업 등은 국제유가 흐름이나 신흥국 경기에 상당히 민감한 업종이어서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 부산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전체 수출액(450억4000만 달러·잠정치)은 1년 전보다 13.4% 늘며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부산의 경우 가장 최근에 집계한 지난 4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3.2% 증가한 12억9100만 달러였다. 지난 3월 수출액이 1.4%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한 달 만에 뚜렷한 개선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연준의 이날 결정은 장기 불황을 딛고 이제 막 기지개를 켜는 한국 수출의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과 이로 말미암은 국제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신흥국 경기가 악화되면 국내 기업은 이들 국가로의 수출 악화를 우려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중국(25.1%)을 포함한 한국의 대(對)신흥국 수출 비중은 전체 수출의 57.3%나 차지했다. 더욱이 올해 하반기 연준의 추가(3차) 금리 인상(9월 또는 12월 예상)이 유력시되는 상황에서 자칫 한국의 수출이 금융시장처럼 '개선'과 '악화'가 반복되는 롤러코스터 흐름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 조선 가전 등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이미 무역협회는 지난 13일 보고서를 통해 이들 업종을 지목한 뒤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국내 자동차 업계가 주요 타깃으로 삼는 시장은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등 대부분 신흥시장이다. 다른 업종보다 피해가 더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중국의 경제 규제를 피해 인도 등 동남아 신흥국으로 눈을 돌리는 실정이어서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시장 경기 흐름에 노심초사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조선업계도 관련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내려가면 자칫 시추업체들의 계약 취소 사태가 발생하거나 해양플랜트 발주 움직임이 더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날 미국의 금리 인상이 이미 예견된 사안인 데다 연준 결정도 미국 경제의 회복세를 근거로 한 것이어서 장기적으로는 국내 수출기업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