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치킨과 라면 등의 가격을 올린 국내 식음료업체 대다수가 매출원가율 하락에도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자사 제품의 가격을 올린 주요 식품업체 10곳 중 지난해 12월 말 기준 매출원가율이 2015년 12월 말보다 하락한 업체가 8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이 내려간다는 것은 기업의 부담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의미다.

업체별로 보면 농심의 경우 지난해 말 매출원가율이 67.8%로 1년 전(69.2%)에 비해 1.4%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삼양식품도 75.4%에서 74.4%로 1.0%포인트 하락했다. 이들 두 업체는 각각 지난해 12월과 올해 5월에 라면 가격을 5.5%씩 인상했다.

BBQ도 같은 기간 매출원가율이 63.3%에서 62.8%로 떨어졌으나, 끝내 가격 인상을 단행해 '치킨 2만 원 시대'를 열었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코카콜라음료, 롯데칠성 등도 매출원가율이 0.6~1.4%포인트 하락했지만 맥주와 탄산음료 가격을 최대 7.5%나 올렸다.

CEO스코어는 "이들 식품 대기업은 '수년간 가격을 동결해 왔다'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지난해 말 국정 공백기를 틈타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석주 기자

◇ 주요 식음료업체 매출원가율  　 변동 추이   2015.12 2016.12 증감률 농심 69.2% 67.8% -1.4%p 코카콜라음료 56.3% 54.9% -1.4%p 오비맥주 41.4% 40.0% -1.4%p 롯데칠성음료 57.3% 56.3% -1.0%p 삼양식품 75.4% 74.4% -1.0%p CJ푸드빌 45.1% 44.3% -0.8%p 하이트진로 57.0% 56.4% -0.6%p BBQ 63.3% 62.8% -0.5%p ※자료 : CEO스코어 　　　 (2016년 11월~2017년 5월 제품가격 인상 업체 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