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전문가들이 꼽은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최대 위험 요인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가계부채였다. 올해 북한이 미사일 발사 등으로 불안감을 조성하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한반도 내 긴장감이 고조됐다. 가계부채는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며 지난 3월 말 현재 1359조7000억 원까지 불어난 상태다.

한국은행은 국내외 전문가 72명을 대상으로 '시스템 리스크'를 설문 조사한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가장 많은 응답자가 1순위로 지목한 위험요인은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리스크(33%), 가계부채 문제(32%)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과 보유자산 축소(14%), 취약업종의 기업 구조조정(7%), 가계의 소득 부진 지속(4%) 등이 뒤를 이었다.

응답자가 지적한 5개 주요 위험요인을 단순집계한 결과에서도 가계부채(85%)와 지정학적 리스크(71%)의 비중이 높았으며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및 보유 자산 축소(63%)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기조 강화(51%) 취약업종의 기업 구조조정(44%) 순이었다. 지난해 10월 조사와 비교하면 가계부채 응답 비중이 15% 포인트 높아졌고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새로 포함됐다. 금융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 연준의 금리 인상·보유자산 축소를 1년 이내, 가계부채 문제를 1~3년 사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위험요인으로 인식했다.

이번 조사는 국내 금융기관의 경영전략·리스크 담당 부서장, 금융시장 참가자, 국외 금융기관의 한국 투자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이뤄졌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