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0만원 이하 채권 소각
- 법 개정·예산 확보 필요없어

- 카드 수수료율 1%까지 인하
- 우대 가맹점 기준도 확대

문재인 정부의 초기 금융정책은 서민금융, 가계부채 등 민생과 밀접한 분야에 중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금융위원회는 새 정부 공약 사항 가운데 별도로 법 개정 절차나 예산 확보가 필요하지 않은 소액·장기연체 채권 소각과 카드 수수료 인하 방안 등을 우선 추진한다.

금융위는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금융위 소관 과제의 이행계획 등을 25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경제1분과에 보고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국민행복기금이 보유한 1000만 원 이하 10년 이상 연체 채권을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행복기금은 소액 장기연체 채권을 원금의 2∼3% 가격에 금융권에서 매입한 뒤 최대 90%까지 채무를 조정해 갚도록 하는 것이다.

금융위는 소각 채권의 구체적인 범위와 방식을 검토한 뒤 채권을 보유한 행복기금과 서민금융 지원업무를 맡는 서민금융진흥원을 중심으로 채무 탕감 과제를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카드 수수료율 인하도 공약집에서 구체적인 조건을 밝혔다. 카드 수수료율 우대를 받는 영세 가맹점의 연 매출 기준을 2억 원 이하에서 3억 원 이하로, 중소가맹점 기준을 5억 원 이하로 각각 완화한다는 것이다. 중소가맹점의 우대수수료율(1.3%)도 1%로 점진적으로 인하하겠다고 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해 11월 가맹점과 카드업계 의견수렴을 거쳐 카드 수수료율을 최대 0.7%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카드 수수료율을 조정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이미 마련한만큼 조만간 카드업계와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수수료 원가 재산정 작업에 착수하고, 이 결과를 토대로 우대 대상 가맹점 범위와 수수료율 인하 폭을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가계부채 관리방안과 관련해서는 금융위가 기존에 추진해온 정책 방향과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출규제 변화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새 정부 역시 가계부채 연착륙을 위해 공약 단계에서부터 정책 마련에 신중을 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가계부채 해결 방안으로서 근본적으로 소득을 늘려 빚을 갚도록 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을 통한 가계부채 총량 관리하겠다고 공약했다.

금융위는 올해 초 업무계획에서 연내 DSR 표준모형을 개발해 2019년부터 전면 적용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어 DSR 도입은 추진력을 얻을 예정이다. 기존 총부채상환비율(DTI)도 차주의 소득상환능력을 더 정교하게 평가할 수 있는 신 DTI로 개선해 내년 은행권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