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가 차익 실현뒤 먹튀 우려"
- 지역 상공계 일부 여전히 경계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은 에어부산이 재도약을 위한 카드로 '기업공개(IPO·상장)'를 꺼내들면서 지역 경제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에어부산은 앞서 두 차례 IPO에 나섰다가 일부 주주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바 있어 '3수' 만에 상장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에어부산 한태근 사장은 지난 22일 열린 신사옥 준공기념식에서 "2014년부터 기업공개를 추진해왔지만 아직 마무리를 못 한 상황"이라며 "시기를 특정하기는 힘들지만 주주들과 의견이 조율되는 대로 상장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 역시 이날 "에어부산의 상장 일정이 다소 미뤄졌다. 상장 가능성을 계속 검토하고 있다"며 상장 의지를 나타냈다.

에어부산 지분 46%를 보유한 최대주주 아시아나항공 측은 에어부산의 외형이 급격하게 커지면서 항공기 도입 등에 필요한 자금 확보를 위해 기업공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매출 규모나 경영 안정성 측면에서 상장에는 아무런 걸림돌이 없다는 것이 아시아나항공 측의 주장이다.

그러나 이 같은 시도는 번번이 또 다른 주주인 부산시와 지역기업들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2014년에는 논의 단계에서 좌초됐고, 2015년에는 기업공개 주관사 선정을 위한 이사회 일정까지 잡았으나 무산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당시 반대 입장을 보인 지역 주주들은 에어부산이 상장될 경우 아시아나항공이 차익을 실현한 뒤 이른바 '먹튀'를 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또 기업공개가 이뤄져 외부로부터 자본이 확충되면 '지역항공사'라는 취지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 주주는 현재까지도 같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상공계의 한 관계자는 "에어부산은 부산시민들이 지역 발전을 위해 만든 지역의 소중한 자산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상장을 통해 자사의 이익을 추구한다면 지역사회의 반발을 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주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에어부산의 상장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에어부산의 끈질긴 설득과 호소로 지역 주주 사이에서 상장에 대한 거부감은 상당 부분 옅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저비용항공사(LCC)업계 라이벌인 제주항공이 이미 2015년에 상장했고, 진에어 역시 올해 안으로 상장할 계획을 갖고 있는 점도 에어부산 상장에 대한 당위성에 힘을 싣고 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상장기업이 많이 나와야 지역 발전에도 도움이 되는 만큼 반드시 IPO가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주주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