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회생·파산 때는 전액 환급
- 납입중지·납부유예 적극 고려
- 수익률 불만이면 갈아타기도

연금저축 가입 4년 차 A씨는 가계 여윳돈이 줄어들면서 연금저축 중도해지를 고민하고 있다. 멀고 불확실한 노후보다 지금 당장 필요한 곳에 돈을 쓰는 게 나을 것 같기 때문이다. A씨와 같은 고민을 하는 이들을 위한 해법과 연금저축의 현주소를 알아본다.
■연금저축 월평균수령액 26만 원

연금저축은 5년 이상 납입한 금액을 적립해 만 55세 이후에 10년 이상 연금으로 받는 장기저축상품이다. 국민연금, 퇴직연금만으로 노후준비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이들이 보완 수단으로 찾는 경우가 많다. 연말정산 시 연간 납입액 400만 원까지 세액공제가 돼 절세와 노후준비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연금저축 가입자는 556만5000명으로 근로소득자 1733만 명(2015년, 국세통계연보)의 32.1%가 가입했다. 근로자 세 명 중 한 명이 연금저축에 가입한 셈이다.

지난해 계약당 납입금액은 223만 원으로 세액공제한도의 56%에 불과했다. 계약당 연금 수령액은 307만 원(월평균 26만 원)으로 전년(331만 원, 월평균 28만 원)보다 24만 원 감소했다. 국민연금과 연금저축을 동시 가입한 경우도 월평균 수령액은 60만 원으로 1인 기준 최소노후생활비 104만 원의 58%에 그쳤다.

■해지보다 납입중지·납부유예 활용

전문가들은 A씨처럼 연금저축 중도해지를 고려하는 이들에게 해지보다는 연금저축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법을 찾아볼 것을 조언했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당장 목돈이 급하게 필요해 연금저축을 깨야 할지 고민된다면, 먼저 세금혜택을 받지 않는 금액을 확인해볼 것을 제안했다. 연금저축은 연간 최대 1800만 원까지 납입할 수 있지만 세제혜택은 400만 원까지 주어진다. 만약 500만 원을 입금했다면 공제한도 400만 원까지 세제혜택을 받고, 나머지 100만 원은 별다른 불이익 없이 중도에 인출할 수 있다. 국세청 홈페이지에서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금액을 확인해볼 수 있다. 또 가입자나 부양가족의 3개월 이상 요양, 가입자의 개인회생·파산선고 등 세법상 부득이 한 사유에 해당하면 납입금 일부나 전액을 출금할 수 있다. 단기간 생활자금대출이 필요한 경우에는 연금저축 담보대출을 활용할 수도 있다.

이 연구소는 소득이 줄어 연금저축을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해지보다는 납입중지, 납부유예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연금저축펀드와 연금저축신탁은 자유납입 방식이므로 납입을 중단해도 불이익이 없다. 연금저축보험은 정액납입해야 하지만 2014년 4월 이후 가입했다면 1회당 최대 12개월, 최대 3회까지 납부유예가 가능하다.

수익률이 불만일 경우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는 방법도 있다. 계약이전제도를 통해 다른 연금저축상품으로 변경하면 기타소득세나 해지가산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금융감독원의 금융상품 통합 비교공시 사이트 '금융상품한눈에'(http://finlife.fss.or.kr)에서 업권별 상품 수익률을 확인할 수 있다. 연금저축신탁에선 부산은행 '연금저축신탁 안정형 제1호'와 '연금저축신탁 채권형 제1호'의 연평균 수익률이 각각 4.68%, 4.61%로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3위는 경남은행 '연금저축신탁안정형 제1호'(4.05%로)다. 연금저축보험은 '공시이율'(저축성보험에 적용하는 이율)을 보면 되는데, 한화생명의 'e연금저축보험무배당'이 연 3.39%로 1위에 올랐다.

연금저축펀드 1위는 삼성자산운용 '삼성클래식인덱스연금증권전환형투자신탁 제1호'로 연평균 수익률이 23.67%였다. 다만 연금저축펀드는 연금저축신탁이나 연금저축보험과 달리 예금자 보호가 되지 않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100세시대연구소 김은혜 연구원은 "연금저축의 목적이 노후준비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납입기간 동안 잊고 지낼 만큼 부담 없는 수준에서 꾸준히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