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럽이 궁금하다. 2016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전후해 유럽 경기는 크게 위축됐다. 기업과 가계의 부진한 소비심리는 금융시장과 실물 경제 모두에 큰 타격을 입혔다. 유럽 경기가 여타 선진국 대비 특히 부진했던 주된 이유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 말을 기점으로 유럽의 경기활동 정상화는 더욱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브렉시트와 관련한 우려가 생각보다 빠르게 완화되고 있다. 이에 1분기 제조업 경기 개선 속도는 미국의 속도를 역전했다. 유럽은 올해 1분기 말 들어 미국과 일본이 하락세로 전환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견조한 확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유례없는 이벤트를 앞두고 이연 되었던 고용, 투자 및 소비 등 경제활동이 정상화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경기 확장 사이클 또한 여타 선진국 대비 더욱 지속해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당초 예정보다 연장된 통화공급이 역시 대출 사이클의 회복에 기여했다. 그리고 현재 유럽의 거시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대출 사이클은 더욱 견조하게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 현 시점의 대출을 늘리는 경우는 두 가지다. 미래에 금리 상승을 예상하는 경우인데, 유럽중앙은행(ECB)의 입장 변화가 이를 촉진할 것이다. 다음은 미래 소득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는 경우인데, 견조한 임금상승 기조가 이를 뒷받침할 것이다. 향후 유럽에 소음이 발생한다면 진원은 경기가 아니라 정치 측면이 될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정치지형도 지난해 하반기 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유럽은 정치적 이슈가 아닌 경기에 주목해야 할 때이다.

국내주식전략과 연관해서 보면 자유무역주의를 옹호하는 유럽에 회복은 글로벌 경기 개선으로 연결되며 수출국이 수혜 받는 환경을 마련한다. 한국 주식시장의 이익과 가치 상승이 가능한 것이다. 또한, 유럽 경기 개선과 그들의 통화공급 축소 등을 고려하면 달러 강세 완화에 의한 원자재 반등도 기대할 수 있다. 이를 통한 신흥국 주식시장의 상대 선호도가 높아질 때 한국 주식시장 역시 투자 대상으로 각광받을 수 있다.

주식시장 내부 변화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럽이 촉진하는 글로벌 경기 개선이라면, 경기 탄력도가 높은 주식이 유리하다.

이와 더불어 원자재 반등의 구도 역시 고려해야 한다. 그 교차점에 정유, 화학, 운송, 조선, 기계, 철강, 건설, 자동차 업종 등이 있다. 그 중 조선 업종은 글로벌 경기개선에 해상 물동량 증가 기대로 가치 확장이 확연해질 것이다. 화학 업종은 유로존 회복으로 중국 수출이 개선될 때, 지금의 높은 화학 재고에 대한 부담이 완화되며 추가 상승할 수 있다. 이들 종목에 관심이 자꾸 간다.

허성준 동부증권 부산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