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지 분위기 변화없다 지적도
주한미군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에 따른 중국 측의 '보복성' 해킹 공격으로 지난 3월 폐쇄됐던 롯데마트의 현지 홈페이지가 두 달 만에 재가동됐다. 중국 롯데마트의 영업정지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홈페이지 재가동만으로 '사드 보복' 사태의 추이를 예단할 수는 없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개선 조짐을 보이는 한·중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중국 당국의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이전보다 커지고 있다.
사진 위쪽부터 문 닫은 중국 장쑤성 렌윈강 롯데마트와 16일 재가동에 들어간 롯데마트 홈피. 연합뉴스
롯데마트는 지난 3월 10일 잠정 폐쇄됐던 자사의 중국 공식 홈페이지를 최근 재오픈했다고 16일 밝혔다. 앞서 롯데마트는 사드 부지 계약이 마무리된 지난 2월 28일 이후 실행 주체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중국 측의 해킹 공격을 받고 해당 홈페이지의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이 때문에 지난 두 달간 홈페이지 초기 화면에는 중국어로 "죄송합니다. 홈페이지 수리 중입니다"는 메시지만 나왔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해킹 공격이 지금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관련 리스크가 완화됐다는 판단에 따라 회사 자체적으로 재가동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를 놓고 재계에서는 그간 개선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아 온 중국발 '사드 보복' 사태가 해결의 실타래를 푸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특히 문 대통령 취임 이후 한·중 정상 간 통화에 이어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파견된 우리 정부 대표단을 시진핑 주석이 따로 불러 면담하는 등 양국이 관계 개선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사드 보복 수위가 완화되거나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이전 정부 때보다 큰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현지 롯데마트에 대한 영업정지가 풀리지 않고 있는 데다 중국 측이 최근 롯데에 세무 조사 추징액을 통보한 상태여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실제로 이날 롯데마트 측은 "영업정지 해제와 같은 긍정적인 시그널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홈페이지 재가동도 우리가 자체적으로 결정한 것일 뿐 중국 당국이 '다시 오픈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중국 내 롯데마트는 전체 99개 점포 중 90% 정도가 영업정지된 상태다. 74곳은 소방 점검 탓에 강제로 문을 닫았다. 13곳은 자율휴업 중이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