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의 글로벌 증시는 정치적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 부담을 무난히 이겨냈다는 것만 해도 박수를 받을 만 했다. 그러한 가운데 미국을 비롯해 한국 증시는 역사적 고점을 새롭게 써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정치적 불확실성이라는 것이 얼마나 불필요한 잡음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국내외 증시는 단단한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상승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그 근간에는 경제지표와 실적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IMF가 2017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상향 조정했고, 국내 경제연구소들도 한국 경제성장률을 조금씩 상향 조정하고 있다.

역사적 고점을 넘어선 코스피의 추가 상승 원동력은 결국 실적이 될 것이다. 양호한 1분기 실적과 지속적으로 상향조정되고 있는 가운데 2분기 실적도 지속적으로 상향조정되고 있다. 4월에도 지속된 수출 호조, 낮아진 밸류에이션 부담 등도 상단을 높여가는 데 힘을 보태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을 조금 자세히 보면 1분기 실적 전망치를 상회 기업이 60%를 넘고 있다. 이 정도면 실적 장세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고무적인 현상은 이익 개선과 함께 매출액증가가 동반되고 있다는 것과 경기민감 업종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번 1분기에는 화학, 에너지, 철강, 반도체 등 경기민감업종을 중심으로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를 기록하고 있다. 다음으로 이익과 매출액의 증가를 반도체, 철강, 화학 등 경기민감 업종이 주도하고 있다.

4월에도 수출 호조는 이어졌고, 이는 경기민감 대형 수출주의 강세의 가장 큰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4월 수출은 510억 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24.2% 증가했다.

주력품목 중에서는 반도체(+56.9%), 철강(+35.9%), 석유화학(+25.6%), 평판DP(+10.2%의 증가가 돋보였다. 사드보복 우려에도 對(대)중국 수출 증가세는 지속되었고, 對(대)EU와 미국 수출도 증가 전환했다.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 상향조정, 글로벌 교역 회복세 등 긍정적 대외환경과 함께 수출회복 기조에 대한 기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증시에서 경기민감주에 특히 관심을 갖는 것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지수상승강도를 결정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역사적 고점을 형성한 이후 잠시 숨고르기가 나타날 수는 있지만 실적이라는 측면에 초점을 맞춰 본다면 시장의 상승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점에 무게를 두고 시장을 대할 필요가 있다.

2분기 기업이익 전망치 상향이 경기민감주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만큼 업종 측면에서는 반도체, 철강, 디스플레이 등 경기민감 대형수출주의 강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서동필 BN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