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설에 4월 여행 취소 속출
- 日 외무성도 "한국 방문 자제"
- 관광업계, 5월 프로모션 박차

중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으로 유커가 급감하면서 부산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 비중이 커지고 있지만, 일본 현지에서 '한반도 위기설' 등으로 방한을 꺼리는 분위기 확산으로 지역 관광업계가 또다시 시름하고 있다. 말 그대로 '엎친 데 덮친 격'인 셈이다.

5일 부산시 외국인 관광객 방문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 3월 부산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 수는 5만3779명으로 중국인 관광객(3만8327명)을 3년여 만에 추월했다. 전체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일본인 23% 중국인 16.4%로 집계됐다. 2월에는 일본인 3만3145명(16.8%) 중국인 6만1275명(31%)이 부산을 찾았던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관광업계는 유럽을 주로 찾던 일본인들이 현지 테러 등으로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연초 한국으로 발길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저가항공 노선 확대로 접근성이 좋아진 점, 유커 급감으로 관광지가 북적이지 않는다는 점 등도 올해 초반 일본인의 한국 선호도가 높아진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유커 빈자리를 일본인 관광객이 채운 3월과 달리 4월 들어선 분위기가 달라졌다. 일본 현지 매체를 통해 한반도 위기설이 나돌고 외무성까지 나서 한국 방문 자제를 공지하면서다. 일본사회 내 방한 불안감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여행상품 취소도 잇따랐다.

일본인 투숙객이 많은 부산롯데호텔의 경우 지난달 일본인 예약률이 30%나 급감했다. 올 하반기 서울과 부산에서 개최 예정인 한류연예인 팬미팅 모집에도 유례없이 한국 내 안전을 우려하는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일본인 전문 인바운드 여행사도 속이 타들어가기는 마찬가지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지역 여행사 한 곳이 벚꽃투어로 2000명을 유치하는 등 대박을 쳤지만, 일본 정부가 여행 자제를 공지하면서 5월 여행상품 판매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 업체와 거래하는 일본 현지 여행사 2곳은 아예 한국상품 전단지 배포를 중단하기도 했다. 관광업계는 3월까지만 해도 20%를 웃돌던 일본인 관광객 증가율이 2, 3%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소라여행 김순철 대표는 "한반도 위기설의 여파가 5월까지 미칠 것으로 보이면서 관광업계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대적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있다"며 "외국인들의 방한 불안감을 떨칠 수 있도록 대선 이후 빠른 시간 내 국정이 안정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