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책은행 참여 펀드 도움받아
- 2대 주주 펠리샤 지분 인수키로
- BPA도 500억 지분 출자 희망

부산항 신항 3부두인 한진해운신항만(HJNC)의 1대 주주인 ㈜한진이 정책금융기관이 조성한 펀드인 글로벌해양펀드의 도움으로 외국계 자본으로부터 경영권을 지킬 수 있게 됐다.

㈜한진은 신항 3부두인 HJNC의 2대 주주인 재무적 투자자인 IMM의 자회사 펠리샤의 전환우선주와 신주인수권부사채에 대해 유상감자와 상환을 합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부산신항 3부두인 HJNC는 ㈜한진이 50+1주로 1대 주주이고, 50-1주를 보유한 펠리샤가 2대 주주다. 그동안 펠리샤는 주거래 선사인 한진해운 파산으로 물량이 급감하면서 이익배당이 불확실해지자 1대 주주인 ㈜한진에게 지분을 매입하라고 압박해왔다. 펠리샤는 ㈜한진에 지분을 팔 권리를 갖고 있는데, HJNC의 매출액이 기준에 못 미치면서 펠리샤가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이 때문에 반드시 지분 매입을 해야 하는 입장에 놓인 ㈜한진은 그동안 투자자를 물색해왔다.

펠리샤가 갖고 있는 지분은 우선주 1주를 보통주 9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우선주였다. 만일 외국계 자본이 펠리샤의 이런 조건을 지닌 지분을 살 경우 우선주 1주를 보통주 9주로 전환이 가능해 곧바로 최대 주주가 돼 3부두인 HJNC마저 외국계 자본으로 넘어갈 상황이었다.

구원투수는 정부였다. 이런 사정을 파악한 정부는 해운업 경쟁력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 참여하는 글로벌해양펀드를 조성해 HJNC의 지분 매입에 참여키로 결정했다.

HJNC에서 펠리샤가 보유한 지분 50-1주의 시가는 3650억 원이다. 이 금액은 ㈜한진(1150억), 글로벌해양펀드(2000억), 부산항만공사(500억)가 조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은 현재 보유 중인 신항 1부두 부산신항국제터미널(PNIT)의 지분 40%를 매각해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1부두 대주주인 싱가포르 글로벌터미널운영사(GTO)인 PSA와 협상을 진행 중인 ㈜한진은 조만간 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문제는 부산항만공사의 지분 참여. 부산항 관리주체이면서 터미널의 지분이 없어 부산신항의 효율적인 관리에 한계를 절감한 부산항만공사가 그간 꾸준히 터미널의 지분매입을 시도했지만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번번히 무산됐다. 부산지역 해운항만물류업계가 이번 사안을 특히 주시하고 있는 이유이다.

13조 원이 투입된 부산신항은 5개 부두 중 4개가 외국자본에 넘어갔다. 1, 4부두는 싱가포르의 PSA, 2터미널은 아랍에미레이트의 DP월드가 최대 주주다. 5부두의 운영사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MKIF)는 국내에서 투자금을 조달한 호주계 투자회사다.

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