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예산을 일자리 창출, 4차 산업혁명, 저출산 극복, 양극화 완화 등에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내년 예산을 편성하면서 정부 보조사업과 출연사업의 관리를 강화하는 등 재정효율화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18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을 의결·확정했다. 기획재정부가 만든 이 지침은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이 내년 예산을 짤 때 적용해야 하는 기준이다. 지난해 말 국회에서 확정된 올해 예산은 400조5000억 원이며, 국가재정운용계획 등을 고려하면 내년 예산은 420조 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 편성과 관련해 새는 나랏돈이 없도록 재정관리를 강화하고 효율성을 높여 꼭 필요한 곳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는 기본 방향을 세웠다. 구체적으로 ▷일자리 창출 ▷4차 산업혁명 대응 ▷저출산 극복 ▷양극화 완화 등을 4대 핵심분야로 정하고 이 분야에 대한 선제적·전략적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의 예산안 편성 핵심 키워드에 양극화 완화가 포함된 것은 노무현 정부 이후 10여 년 만이며, 4차 산업혁명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특히 1500여 개, 60조 원 규모의 정부 보조사업 전체에 대해 연장 여부를 평가하고 부처의 사전점검을 통해 지속 지원할지, 아니면 감축 또는 폐지할지를 구분해 예산을 요구하도록 했다. 100억 원 이상 신규사업은 역시 보조사업 적격성 심사를 거쳐야만 예산을 요구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이른바 '최순실 예산'을 사전에 걸러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기재부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지침을 이달 말까지 각 부처 등에 내려보내면 부처는 이에 맞춰 짠 예산요구서를 5월 26일까지 기재부에 제출한다. 새 정부가 5월 10일 출범하는 만큼 이후 새 정부 정책방향 등을 감안해 보완지침이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최정현 기자 cj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