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파트 시장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날로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 아파트 가격 지수는 계속 하락하는 반면 가계 대출의 심각성은 점차 커지고 있어 아파트 시장이 점차 냉각되어 가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5년 이상을 내다보고 아파트 시장을 논할 경우 부정적 견해는 더욱 지배적이다. 그 이유는 대부분이 공감하고 있듯 경제 상황과 소득에 맞지 않는 높은 아파트 가격과 과잉 공급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안한 경기 전망과 급격하게 다가오고 있는 고령화와 인구 절벽 등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4차 혁명이라고 하는 로봇과 인공지능 시대는 미래의 일자리를 더욱 위협하고 있어 미래의 젊은 세대는 '3포 시대'로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함과 동시에 주택 구입은 '금수저'나 가능하다고 믿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불안감을 반영하듯 최근 빠르게 매물을 내놓고 전세로 옮겨가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 전체적인 아파트 매수 시장은 줄고 매도 시장은 늘고 있는 추세다. 매각 이득을 가급적 거두고 불안정한 시장에 대해 당분간 지켜보자는 수요가 많다는 것이다. 대출 규제, 아파트 가격 하락과 더불어 분양권 프리미엄도 하락하고 있어 가급적 준공 전 전매로 이득을 거두고자 치열한 눈치작전을 펼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이러한 아파트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어디서 시작해서 어떠한 과정을 거쳐 여기까지 왔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난 20년간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중심에는 거의 아파트 시장이 늘 핫 이슈였다고 볼 수 있다. 그 이슈는 늘 불안정하고 위태로웠다. 무엇보다 그 불안함의 원천은 아마도 '빚'일 것이다. 지난 20년간 많은 빚을 이용하여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방법 중 주식이나 금, 채권 등 그 어느 재화와 비교하여도 우세한 시장이 바로 아파트 시장이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투자구조는 3포 시대를 낳게 되었고 빚으로 구입한 아파트 자산은 가계의 장부 가치만 상승시켰다. 이러한 빚의 증가로 부의 불균형은 더욱 심화되었고 삶의 질은 더욱 팍팍해지고 경기는 점차 냉각되어 가고 있다. 그야말로 빚이 우리의 목을 죄어가고 있는 것이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장기적 관점에서 아파트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이 빚의 무게가 너무 무겁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그 빚의 무게를 이겨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지금부터라도 단계적으로 준비해야 할 때다.

정두천 고고넷 대표·신라대 기업경영학과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