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어카로 이동·바닥경매 해소
- 전문가들 샘플·해상경매 제안

- 5개 수협·중도매인·항운노조
- 요구사항 달라 진통 계속될듯

국내 최대 연근해 수산물의 집산지인 부산공동어시장의 현대화사업은 어디까지 왔을까. 지난 24일 열린 현대화 사업 추진 1차 전략보고회에선 어떤 유통물류시스템을 도입할 것인지가 화두였다. 이게 우선 결정돼야 설계 및 공사 방법이 선정되기 때문이다.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사업 추진 1차 전략보고회가 지난 24일 공동어시장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보고회에는 해양수산부, 부산시, 부산시수협, 대형선망수협, 대형기선저인망수협, 서남구기선저인망수협, 경남정치망수협, 중도매인협동조합, 부산항운노조 관계자 40여 명이 참석했다. 이수환 기자

현재 공동어시장에서는 물고기 운반선이 들어오면 크레인으로 물고기를 퍼 리어카에 담은 후 경매장 바닥에 붓는다. 크기와 종류별로 비위생적인 나무상자에 담아 경매를 한 후 재포장해 차에 싣는 과정을 거친다. 많은 손이 필요한 데다 수산물의 품질과 위생이 저하된다는 지적이 수십 년간 제기돼 공동어시장 현대화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우여곡절 끝에 공동어시장 현대화사업은 총 사업비 1729억 원에 사업 면적 7만6760㎥로 결정된 가운데 설계 공모를 앞두고 있다.

해양수산부, 부산시, 부산시수협, 대형선망수협, 대형기선저인망수협, 서남구기선저인망수협, 경남정치망수협, 중도매인협동조합, 부산항운노조 관계자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전략보고회에서 경상대 강종호(수산경영학과) 교수는 "단순 자동 선별기 이상의 플랜트 형태의 시스템을 도입해 자동화와 인력 투입의 조화가 필요하다"며 "이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선결된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어획물 손상이 크레인보다 적은 피쉬펌프로 물고기를 퍼 올려 자동선별기를 통해 크기별로 집어통 또는 피쉬탱크에 옮겨진 후 경매와 포장을 거쳐 차에 싣는 과정이 결정돼야 이후 현대화사업의 공간 구성, 필요 면적, 차량 이동 동선 등도 따라서 결정된다는 것이다. 특히 강 교수는 "공간이 많이 필요한 바닥경매가 아닌 샘플경매로 추진한 후 중장기적으로는 해상 전자경매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대화사업의 공간구성 및 사업 설계 프로그램'을 주제로 발표한 동아대 김기수(건축학과) 교수는 "현재 잡혀있는 평당 공사비 480만 원은 최근 현대화사업을 진행한 노량진수산시장에 비하면 80% 수준이라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부산은 노량진과 달리 대체 부지도 없고 배에서 물고기를 옮겨 담는 양륙시스템도 필요하다"며 "5개 수협과 중도매인, 항운노조 등 여러 이해관계자의 요구사항이 달라 앞으로도 계속 난항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수협중앙회 고위 관계자는 "여러 이해관계자의 목소리가 다르지만 중요한 점은 국민에게 품질과 위생이 우수한 수산물을 전달하겠다는 일념 단 한 가지만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동어시장 현대화사업은 내달 시 설계 기술심사 및 설계공모를 발주하면 올해 안에 기본설계와 총 사업비 검토를 완료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내년 초 기획재정부와 총 사업비 조정에 대한 협의와 실시설계를 거친 후 내년 하반기 착공할 예정이다.

이수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