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 치중된 이벤트성 대회
- 비즈니스 장으로 전환 필요
- 지역 산업 매출 1200억 그쳐
- 인프라 투자로 체질 강화를

올해부터 4년간 지스타 부산 개최가 확정됨에 따라 부산에서는 '지스타 2017' 준비를 위한 움직임이 벌써부터 분주하다. 2009년부터 지스타를 개최해 온 지난 8년이 '게임도시 부산' 브랜드를 다지는 시기였다면, 앞으로는 지스타가 부산 고유의 게임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작업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특히 그동안 경쟁 상대로 꼽혔던 일산 등이 이번 유치전에 뛰어들지 않으면서, 부산시는 지스타 영구개최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약점으로 지적됐던 게임 산업 규모를 키워야 하는 것이 급선무다.

■지스타 8년, 얻은 것은

전 세계 35개국 653개사가 참가한 지난해 지스타를 연 부산의 아성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해마다 성장세를 거듭하면서, IT 업체가 밀집한 수도권 경쟁지를 물리쳤다.

지스타는 게임 산업의 트렌드를 충실히 반영하며 명성을 쌓아왔다. PC 게임과 모바일 게임의 특징을 적절히 조화시켜 관람객 이목을 사로잡았다. 지스타 2016에서는 1900명에 달하는 해외 바이어와 국내 게임사의 거래가 성사되기도 했다. 올해부터는 가상현실(VR)과 포켓몬고를 내세운 증강현실(AR)이 게임의 주요 화두가 될 전망이다. 부산시는 지난해 지스타를 계기로 세계 VR 시장 점유율 60%에 달하는 대만 HTC사를 부산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부산지역 게임 스타트업 가운데 앱노리 등은 이미 스포츠용 VR 게임 개발로 중국 시장을 공략할 준비를 마치는 한편 HTC로부터의 투자도 받을 예정이다.

■부산 지스타 미래, 체질 강화에 달려

LA에서 열리는 게임 전시회 E3나 도쿄에서 개최되는 게임쇼는 이미 세계 3대 게임쇼로 자리 잡았다. 아쉽게도 부산에서 열리는 지스타는 아직 세계적 명성을 쌓지 못했다. 세계적인 게임 전시회는 모두 지역 특색을 버무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 8년간의 지스타 동안 아쉬운 점도 있다. 관람객을 대상으로 하는 B2C 부문에서 다양한 게임 전시로 명성을 쌓았지만, 기업과 기업의 만남을 주선하는 B2B는 일부 해외 바이어에게는 부족한 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B2C가 대형 게임사 위주로 전개되는 것이라면, B2B는 지역 중소 게임사에도 기회가 될 수 있는 장소다"며 "10만 원대의 비싼 입장료 등 B2B 운영 정책 전반을 개선해야 지스타가 발전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약점으로 꼽히는 게임산업 인프라 강화도 과제다. 지난해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발표한 2015년 지역 게임산업 현황은 86개사 매출 1200억 원(추산치)에 불과하다. 같은 시기 한국 게임산업 시장 규모는 10조7000억 원에 달한다. 수도권 일부 자치단체가 게임산업을 빌미로 지스타 유치에 안간힘을 쏟은 이유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