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안법(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 시행을 나흘 앞두고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정부가 일부 조항에 유예 기간을 두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4일 영세 생활용품과 제조·수입업체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일부 규정은 당초 계획보다 1년가량 늦춰 2018년 1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본래 전안법은 오는 28일 시행을 앞두고 있었는데, 시행되면 의류나 잡화 등 생활용품도 'KC 인증마크'를 받도록 해 소비자가 상승을 불러올 것이라는 반발이 거셌다.

KC 인증서란 사업자가 공산품과 생활용품 가운데 특정 품목을 판매하려 할 경우 해당 제품이 안전기준에 부합하는지를 인증하는 제도인데, 문제는 이 인증에 한 건당 30만 원 안팎의 비용이 든다는 점이었다.

제품 발매에 드는 비용이 늘어나는 것인 만큼 이런 부담은 사업자와 해당 제품을 소비하는 일반 시민이 고스란히 짊어지게 될 공산이 크다.

소비자가 인터넷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안전 정보를 쉽게 확인하도록 하는 취지에서 신설된 '인터넷 판매사업자의 제품 안전인증 정보 게시 의무'도 1년 유예기간을 가진 후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

하지만 정부의 이 같은 발표는 사실상 법안 시행이 가져올 가격 상승요인 등 부작용을 내년으로 미뤄두겠다는 것이어서 논란의 여전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정부는 이 같은 '유보안'을 내놓으면서 "이미 안전성 확인이 완료된 수입 제품의 경우에는 관련 업체가 추가 부담 없이 판매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역시 '사후약처방'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별다른 대책 없이 그저 충격을 내년으로 미루겠다는 꼼수", "애초에 검증된 수입제품을 판매할 때조차 추가비용이 드는 구조가 문제였다"는 지적 등 비난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김민주 기자